"대포동 2호, 발사 직후 북 영공서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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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5일 발사한 '대포동 2호(사정거리 6000㎞)'는 발사 직후 발사대로부터 불과 1.5㎞ 지점의 북한 영공에서 폭발, 해안에서 수십㎞ 이내의 근해에 떨어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일 방위청이 이지스함이 파악한 미사일 항적과 미군의 지상 레이더 정보를 종합해 분석한 것이다. 일 방위청은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정리해 이번 주 중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그동안 일본은 물론 한국과 미국 정부가 밝혀 온 내용과 상당히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대포동 2호는 미사일 기지로부터 400~640㎞가량 떨어진 동해에 떨어졌다"고 추정해 왔다. 당시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42초까지 정상적으로 비행하다 이상 발생으로 추락하면서 총 499㎞를 날아갔으며 전체 비행시간은 7분 정도였다"고 발표했다.

일 언론이 전한 방위청 보고서에 따르면 대포동 2호는 1단 로켓 엔진(신형 부스터)의 연료 연소가 40초 정도에서 중단됐다. 정상적인 경우 로켓 연소시간은 3분 이상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로켓 분리가 안 됐고 발사는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고 단정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대포동 2호의) 일부 파편은 바로 지상으로 떨어졌고 나머지는 발사 기지로부터 수㎞에서 수십㎞ 이내의 북한 근해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대포동 미사일에 대한 일본 측 보도와 관련,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독자적으로 분석할 능력이 없다"며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나오면 양국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사일이 폭파된 뒤 대부분의 파편은 북한 인근 동해에 떨어졌지만 일부는 발사 초기의 힘으로 더 멀리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언론의 보도처럼 대포동 2호가 발사대로부터 1.5㎞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했다면 파편이 동해가 아니라 북한 영토에 떨어졌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보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포동 2호는 수직으로 발사됐기 때문에 발사대로부터 1.5㎞의 거리는 바로 미사일 기지 머리 위라는 것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서울=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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