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진 본부장 "장애인에 희망 주려 인터넷 방송 나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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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란 공간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3월, 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방송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희망방송(www.hmn.or.kr)'을 오픈한 강송진(40)제작본부장. 그는 프로그램 제작은 물론 재정적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를 물색하며 홍보도 도맡아 하는 희망방송의 총 지휘자다.

그가 25명의 전문직 자원봉사자와 5명의 직원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은 격주로 내용이 바뀌는 '뮤직 비디오'와 '6㎜ 다큐멘터리 세상과 함께', 그리고 '5분 건강타임' 등이다. 또 3명의 DJ가 번갈아 맡는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은 장애인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세상과의 통로다.

강본부장이 장애인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KBS 라디오의 장애인 방송인 '사랑의 소리'방송에서 6년간 PD로 활동하면서부터. "처음엔 솔직히 방송의 매력에 끌려 발을 들여놓았다"는 그는 "방송이 통폐합되는 과정에서 일을 그만뒀지만 장애인들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터넷 방송을 만들어 보자고 일을 벌였다. 함께 일하던 사랑의 소리 방송의 성우.작가.MC 등이 자원봉사자로 의기투합했다. 재정적인 지원은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 등을 돕던 '로이사랑나눔회' 회장인 강씨의 오빠가 도맡았다. 자신도 돈 한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지만 강본부장은 방송 오픈 이후 밤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본 적이 없을 만큼 혼신의 힘을 쏟았다.

강본부장은 "장애인을 무서워하던 두 명의 아이가 장애 문제를 충분히 이해해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제작 여건 때문에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12월 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1회 장애인 스타 콘테스트'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스타를 희망하는 장애인이나 장애인과 한팀이 된 비장애인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참가방법은 노래를 테이프 또는 CD에 담아 우편(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6가 30의1)으로 보내거나 MP3 파일인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수상자에게는 음반 취입의 기회도 줄 것"이라는 강본부장은 "장애인들에게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말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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