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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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26일 열린 중동평화회의의 참석자들은 레바논에 유엔의 지휘를 받는 평화유지군을 배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로마 회의는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교전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는 계획은 마련하지 못했다.

회담에 참석한 18개국 및 국제기구 대표단은 폐막 후 공동성명에서 "레바논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력과 적대행위를 끝내는 휴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결의를 밝힌다"고 발표했다.

폐막 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앞으로 수일 내 다국적군 구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각적인 휴전 계획이 무산된 이유는 미국이 헤즈볼라의 선(先) 무장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편 로마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25일 유엔 감시단원 4명이 사망한 데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오스트리아와 캐나다.중국.핀란드 출신 유엔 감시단원들은 이스라엘군이 전날 이스라엘 접경지대에 있는 남부 도시 키암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감시단 건물이 폭격에 맞아 사망했다. BBC는 이날 유엔의 초기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폭격 전 유엔 감시단원들이 폭격을 중지해 달라고 이스라엘 측에 10차례나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폭격이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스라엘 측을 비난했으며, 다른 참석자들도 이스라엘 측을 규탄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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