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투수 부상 세대교체도 활기|타격왕 고원부·타점왕 유승안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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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89프로야구 정규시즌이 6일 OB-삼성, 태평양-빙그레, 해태-롯데의 더블헤더 6경기를 끝으로 총4백20게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시즌초반부터 OB의 연패쇼크로 시작된 올 프로야구는 중반이후 태평양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흥미와 관심을 끌어 모으기 시작, 태평양·삼성·OB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각축으로 피크를 이루었다.
올 프로야구의 특징은 ▲태평양의 상위권 (3위) 진출 ▲롯데의 침몰 ▲각팀 잠수함투수들의 부상 ▲프로1∼2년생 좌완투수들의 성장 ▲프로원년생 투수들의 퇴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올 프로야구를 박진감 넘치는 승부로 몰아간 일등공신은 만년 하위팀 태평양의 분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척이다.
태평양구단은 김성근 사단을 무조건 영입함으로써 코칭스태프의 일체감과 완벽한 팀웍조성에 성공, 마침내 기적을 창출할 수 있었다.
반면 중위권이상의 전력을 보유한 롯데의 침몰은 태평양의 기적과 함께 최대 이변으로 꼽힐 수 있다. 두 팀의 부침은 사령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교훈적 실례인 셈이다.
그밖에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각 팀의 잠수함 투수들이 맹위를 떨쳐 에이스급으로 떠오른 점이 올 프로야구 특징중의 하나였다.
태평양의 기척을 이룩한 선봉장 박정현(박정현·19승·다승2위), 빙그레 한희민(한희민·16승), 해태신인 이강철(이강철·15승), OB의 김진욱(김진욱·11승), 삼성의 김성길(김성길·14승), 롯데의 신예 김청수(김청수·7승), MBC 이용철(이용철·7승) 등 잠수함투수들은 선동렬(선동렬·해태·21승) 이상군(이상군·빙그레·16승) 등 정통파 투수들을 위협하면서 다승 10걸 부문을 휩쓸어버렸다.
여기에 프로 1, 2년생 좌완투수들인 빙그레 송진우(송진우·9승9세이브) OB 구동우(구동우·4승5세이브) 태평양 최창호(최창호·10승) 해태 신동수(신동수·9승) 등의 급성장과 김시진(김시진·롯데·4승) 최동원(최동원·삼성·1승)의 퇴조가 겹쳐 투수부문은 세대교체와 함께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예고했다.
타격부문에서는 삼성의 신인·강기웅이 막판까지 고원부(고원부·빙그레)와 수위타자를 다툴 정도로 MBC 노찬엽과 함께 무섭게 떠올랐고 공격 3관왕을 차지한 해태 김성한이 30도루-30홈런에 근접하는 26홈런-32도루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7년 연속 3할대타자의 명성을 떨친 장효조(장효조·롯데)와 1백37개의 안타를 때려내 시즌최다안타기록(85년·김성한·1백33개) 을 경신한 이강돈(이강돈·빙그레) 등이 투고타저 현상 속에서 빛을 발했다.·
한편 프로 3∼4년생인 2세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빙그레가 후반기이후 계속 단독수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저력은 다른 팀에 비해 일찌감치 세대교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현재 베스트나인의 기량이 절정에 달해 있으며 투수진도 좌·우, 상·하가 고루 갖춰져, 당분간 천하대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코리언시리즈를 3연패한 막강전력의 해태는 프로1세대인 김봉연의 은퇴와 김종모 김준환 서정환 등의 퇴조가 두드러지면서 수비와 타격에 문제점을 드러내 시작, 세대교체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다.
비교적 세대교체에 성공한 삼성과 OB는 탄탄한2진이 뒤를 받치고있어 90년 시즌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처음 실시된 단일 시즌제는 시즌초반부터 각 팀들의 전력투구를 이끌어 내 프로야구 사상최대의 관중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88년에는 3백78게임에 1백93만2천1백45명(게임당평균 5천1백11명)이 입장해 총39억2천70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89년에는 2백88만3천6백69명 (게임당6천8백66명)이 입장, 56억3천6백56만원을 벌어들여 16억6천6백여만원의 수입증가를 이루었다.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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