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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휴식기 끝나면 또 한번 순위 요동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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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해 프로야구는 큰 변화를 겪었다. 공인구 교체, 합의판정 규칙 개정, 수비 방해 강화 등 주로 경기 내적인 부분이었다. 올해는 경기 외적인 부분의 변화가 눈에 띈다. 2020년 달라지는 프로야구의 사계절을 짚어봤다.

2020 달라지는 프로야구 사계절 #일본 대신 미국으로 전훈지 이동 #포스트시즌 개편 통과될 지 관심

지난해 애리조나 캠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NC. [사진 NC 다이노스]

지난해 애리조나 캠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NC. [사진 NC 다이노스]

◆봄=한국의 2월은 쌀쌀하다. 하지만 프로야구단의 2월은 ‘봄’의 시작이다. 해외 스프링캠프 훈련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그동안 인기 전지훈련지는 일본이었다. 시설이 비교적 좋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한국·일본 팀이 많아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기 쉬웠다. 특히 최남단 오키나와에는 많은 팀이 모여들다 보니 ‘오키나와 리그’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이번엔 다르다. 대다수 구단이 한국과 외교 마찰을 빚는 일본 대신 대체지를 물색했다. 여기에는 오키나와의 2월이 생각보다 춥고, 비까지 잦다는 점도 한몫했다. 가장 인기 있는 대체지는 미국 애리조나주다. 예전부터 자주 갔던 곳인데, 지난해에는 NC와 KT만 갔다. 지난해 일본으로 갔던 한화가 올해 합류했고, 플로리다에서 1차 훈련을 하는 SK가 2차 훈련 때 합류한다. 매트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한 KIA는 오키나와 대신 미국 플로리다주로 간다.

키움은 대만, 롯데는 호주에서 쭉 훈련한다. LG와 두산은 호주에서 몸을 만든 뒤, 일본으로 넘어간다. 모든 일정을 일본에서 소화하는 팀은 삼성뿐이다. 삼성도 고민했지만, 2022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데다, 최신식 구장(아카마)과 시설투자 비용 때문에 바꾸지 못했다.

2019 프리미어 12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야구대표팀. [연합뉴스]

2019 프리미어 12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야구대표팀. [연합뉴스]

◆여름=2020시즌 페넌트레이스는 3월 28일부터 7개월간 진행된다. 변수는 ‘올림픽 휴식기’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중단한다. 2008년(베이징 올림픽)과 2018년(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대회 기간에는 쉬었다.

휴식기는 리그 판도를 바꾸기도 한다. 한화는 2008년 전반기를 2위 두산과 승차 없는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 5위로 떨어져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불펜이 강한 팀은 전반기에 총력전을 펼친 뒤, 휴식기에 체력을 끌어올렸다. 6위에서 4위로 올라선 삼성이 대표적이다. 반면 한화는 선발진에 의존하는 팀이었다. 이번에도 시즌 초반부터 많은 팀이 전력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연합뉴스]

지난해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연합뉴스]

◆가을=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는 계절이 가을이다. 포스트시즌 제도가 바뀔 수 있다.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는 지난달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핵심 개정안은 1, 2위 또는 2, 3위 승차가 2경기 이내일 경우 2위 또는 3위가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의 어드밴티지를 얻는 내용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4위 팀이 1승을 안고 치르는 기존 2전2승제에서 4전3승제를 검토 중이다. 1위 팀의 경우 한국시리즈 홈경기가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난다.

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이변’의 가능성을 낮추고,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이달 중순 열리는 실행위와 이사회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팬들 여론이 좋지 않아 실행은 불투명하다.

2018시즌 뒤 NC와 FA 계약한 양의지. [뉴스1]

2018시즌 뒤 NC와 FA 계약한 양의지. [뉴스1]

◆겨울=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는 찬바람만 불었다. 좋지 않은 경제 사정으로 구단들이 지갑을 닫았다. 새해가 됐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계약을 하지 못했다. 내년 FA 시장도 비슷한 추세일 것 같다. FA 자격 취득 기간이 올 시즌부터 1년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두산은 최대 10명의 FA 자격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한다.

FA 등급제 실시는 확정적이다. 연봉과 연차에 따라 B, C급 선수를 영입할 경우 보상 선수나 보상금 부담이 줄어든다. 각 팀 사정에 맞는 베테랑 선수나 중저가 FA 영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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