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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초상화는 이미 공공자산"…경매 낙찰금 전액 기부로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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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감독 초상화. [소하 캡처=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감독 초상화. [소하 캡처=연합뉴스]

박항서(60)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그린 초상화가 '기부 선행'을 이끌고 있다.

30일 온라인 매체 징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 감독을 그린 초상화 '나의 스승'이 지난 29일 하노이의 한 미술품 경매소에서 2억7870만 동(약 1390만원)에 낙찰됐다.

가로 73㎝, 세로 92㎝ 크기의 이 그림은 화가 쩐 테 빈이 그렸다. 붉은색 바탕에 박 감독이 축구 경기에 앞서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국가를 부르는 듯한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을 낙찰받은 주인공은 바오닌 투자사의 응우옌 판 휘 코이 회장으로 확인됐다.

'나의 스승'은 지난해에도 경매에서 2억4360만 동(약 1215만원)에 낙찰됐다.

애초 이 초상화를 소유하고 있던 응우옌 쑤언끄엉 전 베트남 국영 TV 'VTC' 사장이 "박 감독의 초상화는 이미 공공자산이 됐다"며 자선 경매에 내놓다.

응우옌 VTC 사장은 낙찰 금액 중 절반은 심장병 환자를 돕는 곳에, 나머지는 예술적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을 돕는 곳에 기부했다.

당시 낙찰자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낙찰자는 지난 10일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안(SEA)게임 결승전에서 60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긴 직후 이 그림을 다시 경매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그는 1년 전 응우옌 VTC 사장처럼 자신도 이번에 받은 낙찰 금액 전액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나의 스승'을 둘러싼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림을 낙찰받은 코이 회장도 나섰다. 그는 낙찰자가 기부한 낙찰 금액 2억8780만 동에 자신의 돈 2억2124만 동(약 1103만원)을 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5억동(약 2495만원)은 전액 심장병 환자 지원 재단에 기부됐다.

코이 회장은 "'나의 스승' 그림을 낙찰받아 기쁘다. 심장병 재단 기부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경매소 측도 "박 감독의 그림을 경매한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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