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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웰 "트럼프, 北경제 재건 돕길 원해…무분별 행동 안 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여전히 한 손에는 ‘대화’를, 다른 손에는 ‘채찍’을 들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스틸웰 "중국·러시아도 북한 문제 합의한 것" #국방부 "北 장거리발사 중단 약속 준수하라"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도 대비" #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력하고 경제 건설을 돕기를 원하지만 더 이상 (북한의) 유감스럽고 무분별한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과 중국 양자 관계’를 주제로 강연한 뒤 참석자들과 문답에서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미국의 대북 관여 정책 이후 북한의 유감스러운 행동은 현저히 줄었다”면서도 “(북한의) 유감스럽고, 무분별한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고, 그 입장은 똑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만간 쏘아 올릴 것으로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전날 미국이 북한 미사일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회유와 경고를 동시에 내놨다.

그는 미국은 “접근 방법에 있어 (북한에) 유연해질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안보리는 그에 따른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요구한 데 대해 스틸웰 차관보는 “(북한 핵이) 더 이상 확대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5개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합의했다”고 상기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가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동의를 바탕으로 채택된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그들의 번영과 평화, 나머지 모든 것을 돕기 위한 또 다른 길을 보여줄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미국 주재 스웨덴 대사와 만났지만, 스웨덴에서 북ㆍ미 비핵화 협상 개최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지난 10월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 개최 장소를 제공했다. 협상이 결렬된 뒤에도 스웨덴은 다시 협상 장소 제공 의사를 북미 양측에 제안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윌리엄 번 미 합참 부참모장은 브리핑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장거리 미사일 및 핵무기 실험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이러한 약속을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포착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개된 자리에서 기밀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며 답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북한 발언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한국과 함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방어를 하겠다고 말했다.

번 부참모장은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는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북한에 경고했다. 에스퍼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대 이란 정책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레이건 국방 포럼에서는 북한을 직접 겨냥해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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