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에 화학무기 폐기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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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엔본부=박준영 특파원】부시 미국대통령은 25일 제44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소련이 상응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비축화학무기 80%를 폐기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화학무기폐기 3단계 협정을 제안했다.
부시 대통령은 『소련이 화학무기 금지에 합류한다면 미국은 화학무기협정에 따라 첫 단계로 8년 안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의 98%를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 밝혔다.
둘째 단계로 부시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모든 국가가 화학무기생산금지 협정에 서명하게되면10년 안에 미국의 모든 화학무기를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3단계로 부시 대통령은 화학무기 협정이 진행중이더라도 소련이 미국과 동일수준으로 화학무기 감축에 동의하고 검증을 포함한 조건들에 미소가 합의할 경우 보유화학무기 80%를 감축, 당장 화학무기 감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2O개이상의 나라가 화학무기제조 능력이 있고 이 가공스런 무기가 지역분쟁에까지 사용되어 대량학살의 무기로 이용되고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이 제안했다.
한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25일 이 같은 부시 미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시대 정신」 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환영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유엔본부를 떠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의 제안은 시대정신과 미소양국이 당면하고있는 현안, 그리고 좀더 넓은 맥락에서 건설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련 역시 화학무기의 감축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하고 화학무기를 비롯한 일부 다른 제안에 대해 소련은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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