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오 디젤' 열풍 "집에서 만들어 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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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식물성 연료인 '바이오 디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손수 만들어 자동차 연료로 쓰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수천여 명의 미국인이 자신의 차고에 미니 정제시설을 갖추어 놓고 폐식용유를 활용해 바이오 디젤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연료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친환경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가정에서 바이오 디젤을 만드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과 같다. 가정이나 식당에서 쓰고 남은 폐식용유속의 글리세롤 성분을 걸러낸 뒤 알코올을 섞어 정제하면 훌륭한 연료가 된다. 메릴랜드주의 기업가 댄 굿맨의 경우 인근 지역 식당에서 폐식용유를 대량으로 들여와 하루 1100ℓ가량의 바이오 디젤을 직접 생산한다. 그가 만든 바이오 디젤은 지역 내 스쿨버스 15대의 연료로도 이용된다. 굿맨은 "바이오 디젤은 저렴할 뿐 아니라 환경오염 염려도 적다"며 예찬론을 폈다.

이런 장점 덕에 미국에서는 최근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 바이오 디젤을 홍보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인 줄리아 로버츠는 최근 바이오 디젤 업체인 '어스바이오퓨엘'과 홍보 계약을 했다. 이 회사에는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과 유명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넬슨은 자신의 이름을 붙인 '바이오 윌리'라는 제품까지 내놨다.

한편 미 전역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바이오 디젤의 생산량도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바이오 디젤 생산량은 2억8000만ℓ로 전년에 비해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하지만 전체 연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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