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패도 마냥 즐거운 인도 야구 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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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시아의 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제15회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엔 출전 팀간의 수준 차가 너무 심해 진풍경이 속출하고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진기명기(?)를 연발하는 팀은 지난 85년 국가대표팀이 처음 구성된 인도대표팀으로 관중석에선 이들 수준이 한국의 중학교 수준이냐, 국민학교 수준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일 정도.
선수가 캠프에 집합하는데 만도 5일이 걸린다는 인도는 87년 동경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출전인데 매 게임 콜드 게임 패를 당하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
게다가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은 절반이상이 야구신발이 아닌 보통운동화를 신고있는가 하면 공식복장인 스타킹을 착용한 선수도 몇 안 되는 실정.
인도는 19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7회 동안 21명의 타자가 등장, 19명이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4번 타자 우메시와 3번 지명타자 라잔 등 2명만이 간신히 공을 맞혀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서 죽는 기염(?)을 토해 관중석은 물론 인도 팀 덕 아웃으로부터 마저 박수를 받았다.
게다가 인도는 6회 말 공격에서 7, 8, 9번 3명의 타자를 모두 지명타자로 대치, 전원 스윙아웃으로 물러났는데 7회 초 수비차례가 되자 교체된 선수가 당연히 수비위치를 승계해야 하는 야구규정조차 무시하고 기존수비 선수가 다시 제 위치를 차지하는 해프닝을 연출.
이럴 경우 주심은 야구규칙「부정선수」조항에 의거, 몰수게임을 선언할 수 있는데 이때는 스코어가 9-0으로 남게되어 14-0으로 지고 있는 인도 측으로 보면 오히려 유리한 판정.
인도가 이런 규정을 알고 몰수 게임을 자초한 것인지, 규정을 몰라서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몰수게임은 선언되지 않았고 진행본부 측이나, 상대팀인 한국팀이나『인도라면 능히 그럴 수 있다』는 표정으로 그저 웃기만 하고 있었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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