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문제로 설전…시간만 허비, 국방|위원장이 정중히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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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육군본부를 감사한 국방위는 본 안과는 관계없는 안기부 증인채택 문제로 감사를 팽개친 채 장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싸움을 하면서 1시간30분 동안을 허송.
회의도중 김대중 총재·김원기 총무로부터 안기부간부의 증인채택을 관철하라는 전화를 받은 평민당의 권노갑 간사는『27일까지만 결정하면 되니 나중에 하자』는 유학성 위원장의 권유를 물리치고『증인문제처리가 안되면 회의진행을 못한다』고 제동.
이에 여야의원들은 정회해 놓고 수십 차례 절충을 벌였고 각 당의 입장이 엇갈려 원점을 맴돌자 민주·공화당의원들까지『안기부 서동권 부장·안응모 차장·이경식 특보 등은 몰라도 박세직 전임부장까지 불러내라는 것은 곤란하다』고 난색을 표명.
이렇게 되자『이것이 관철 안되면 감사도 집어치우고 서울로 가겠다』던 평민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섰는데 이 때문에 육본감사는 불과 3시간 여 밖에 못했고 뒤늦게 육군장성들 보기에 미안했던지 유 위원장은『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 【대전=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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