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위안부 망언’ 류석춘, 수사 본격화…내달 피고발인 조사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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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연합뉴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연합뉴스]

대학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망언으로 고소를 당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류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불러 최근 고소‧고발과 관련한 기초 사실을 조사했다.

류 교수는 지난달 19일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시민단체는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정의연 측은 류 교수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경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르면 내달 중 류 교수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류 교수가 학생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 교수는 문제의 강의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말하며 질문하는 학생을 향해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었다.

이를 두고 류 교수가 학생에게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류 교수는 해당 발언은 성매매 권유가 아닌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해볼래요?’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성희롱 발언에는 모욕 혐의가 적용된다. 하지만 모욕죄는 친고죄에 해당해 학생이 직접 류 교수를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렵다. 경찰은 연세대 측에 해당 학생이 고소 의사가 있는지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 관련 판례 등을 검토하며 고발인 진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며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연세대의 회신을 받아 본 뒤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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