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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어디에 두는 게 효과적일까?

중앙일보

입력

 “공기청정기의 공간 내 위치에 따라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어떻게 차이나는지 실험해주세요.”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미세먼지 정보사이트 ‘먼지알지’에 올라 온 질문이다. 최근 2~3년 사이 미세먼지가 극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제품이 됐다. 통상 공기청정기를 어떤 공간의 정 중앙에 두고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나다니는 데 불편하기도 하고 미관상 거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 가구처럼 공기청정기를 벽에 붙인 채 한쪽 구석에 세워 두곤 한다.

공기청정기, 아무데나 두고 써도 상관없나? 

제조사마다 ‘초미세먼지 99.9%제거’, ‘깨끗한 공기를 집안 구석구석으로’ 등 성능을 홍보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를 어디에 놓고 쓰면 좋은 지 ‘위치’에 대한 설명은 쉽게 찾기 어렵다. 이에 먼지알지팀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연구공원 내 위치한 웅진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를 찾아 위치에 따른 공기청정기 효과를 알아 봤다.

30평 아파트 대상으로 공기정화 ‘가상 실험’

실험은 웅진코웨이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015년부터 3년에 걸쳐 공동 개발한 ‘공기청정기 효과 가시화 프로그램’을 사용해 진행했다. 이는 실내 구조와 공기청정기의 가동 위치에 따라 미세먼지 정화 효과를 알아보는 공기흐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다.

실험 장소는 일반적인 주거 형태의 하나로 볼 수 있는 99.2㎡(약 30평) 아파트로 선택했다. 이 중 방은 제외하고 거실 공간의 각각 다른 장소에 공기청정기를 놓고 10분간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알아봤다. 거실은 주방과 이어져 있는데 전체 면적은 36.4㎡(약 11평)다. 공기청정기는 코웨이의 ‘듀얼파워’(적용면적 17평형) 모델을 사용해 실험했다.

10분 간 각각 다른 장소에 놓아보니…

첫째, 공기청정기를 거실 중앙에 놓고 돌렸더니 붉은색으로 표시된 미세먼지 농도가 거실부터 시작해 주방까지 고르게 낮아져 거실과 주방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깨끗해졌다. 처음 100%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10분 뒤 55%가 됐다. 10분 동안 45%의 미세먼지가 고르게 제거된 셈이다.

[실험1] 거실과 주방이 비교적 고르게 정화된 모습

[실험1] 거실과 주방이 비교적 고르게 정화된 모습

둘째, 공기청정기를 거실 소파 옆에 놓아 봤다. TV 맞은편에 있는 소파 옆은 사람들이 앉는 곳인 만큼 청정기를 놓기 가장 적당한 장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험 결과 상대적으로 ‘구석’에 위치해 주방의 공기까지 깨끗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 100%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10분 뒤 60%가 됐다. 미세먼지 제거 정도도 40%로 낮았고 무엇보다 전체 면적이 고르게 정화되지 않았다.

[실험2] 공기청정기를 쇼파 옆 위치에서 가동하고 5분 뒤 모습. 거실에 비해 주방의 공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

[실험2] 공기청정기를 쇼파 옆 위치에서 가동하고 5분 뒤 모습. 거실에 비해 주방의 공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

셋째, 공기청정기를 거실 TV 옆에 놓아 봤다. 이 위치는 벽 쪽으로 치우쳐 있지만 전체 공간으로 봤을 때는 비교적 중앙에 해당한다. 실제 TV 옆에선 거실 한 가운데 놓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거실과 주방이 동시에 고르게 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 100%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10분 뒤 56%가 됐다. 44%의 미세먼지가 줄어 거실 중앙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다.

[실험3] 공기청정기를 TV옆 위치에서 가동하고 5분 뒤 모습. 거실과 주방이 비교적 고르게 정화되고 있다.

[실험3] 공기청정기를 TV옆 위치에서 가동하고 5분 뒤 모습. 거실과 주방이 비교적 고르게 정화되고 있다.

미세먼지 고르게, 많이 없애려면 ‘가운데’가 효과적   

이진욱 웅진코웨이 연구원은 “공기청정기 위치 실험이 주는 결과는 단순하지만 명확하다”며 “미세먼지를 구석구석 고르게, 보다 많이 없애고 싶다면 되도록 해당 공간의 가운데에 두고 가동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각종 광고에 등장하는 공기청정기가 거실 한 가운데에  주인공처럼 놓여있는 모습이 사실은 ‘올바른 사용법’이었던 셈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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