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1일 종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슈왈제네거는 "캐머런 감독이 1984년에 저에게 '터미네이터' 역할을 맡겼다. 인기를 끈 훌륭한 시리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며 ”'터미네이터'는 내 배우 커리어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동안 액션 스타로 활약한 데 대해서는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액션 영화 섭외가 들어와도 언제든 준비된 태세로 임할 수 있다"며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쓸모 있고 팔팔하다(웃음)"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영화사는 슈왈제네거와 팀 밀러 감독 등 출연진에게 한국 전통 ‘갓’을 선물했다. 갓을 받은 배우들은 직접 써보며 “너무 예쁜 모자”라며 감격했고 특히 매켄지 데이비스는 “이거 사려고 엄청 돌아다녔다. 이미 샀지만 두 개 있어도 좋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슈왈제네거는 갓을 머리 위에 올려놓은 후 “이 모자는 내게 안 맞다. 머리가 큰 걸 몰랐다”며 “더 큰 걸 줬어야 한다”고 말해 주변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아쉬운 표정으로 갓을 바라보며 “아무튼 그래도 선물을 줘서 고맙다”고 인사말을 했다.
밀러 감독은 사회자가 “갓이 후속편에 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왜 안 되겠느냐”며 “터미네이터가 이걸 쓰면 재밌고 무섭겠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은 한국 방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소품으로 이처럼 갓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는 이달 30일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전통 모자 '세계화'의 공은 올 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드라마 킹덤을 본 외국인들은 출연진들이 쓰고 나오는 다양한 갓에 큰 반응을 보였다. 킹덤은 27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1억 4000만 명의 넷플릭스 시청자에게 공시 공개됐다.
이후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과 이베이에는 한국의 전통 모자 갓을 판매하는 게시물이 등장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초 한국을 방문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가 에드워드 닉스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로부터 갓을 선물 받은 바 있다. 김상선·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