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체코, 서방탈출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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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다페스트AP=연합】헝가리가 국경을 개방, 동독 인들이 자유롭게 서독으로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이후 서독에 도착한 동독난민들의 수가 1만5천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동독 및 체코슬로바키아 당국은 헝가리를 통해 서방으로 이주할 기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여행증명서를 압수하고 있다고 난민들과 난민지원단체 관계자들이 l7일 밝혔다.
서독자선단체의 볼프강 바그너 회장은『비자를 압수 당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국가보안관계자들이 아파트까지 찾아와 비자를 압수했다고 호소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독과 체코에서 기차에 탔다가 강제로 하차 당해 집으로 되돌아간 사람들도 있는 실정이라고 바그너 회장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헝가리가 동독 인들에게만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인과 체코 인들도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탈출해 왔다고 오스트리아경찰이 이날 밝혔다.
헝가리의 국경개방으로 동독-헝가리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이같은 사태에 대해 소련이 바르샤바동맹에 금이 갈까 봐 우려하고 있는 것과 관련, 헝가리의 기울라 호른외상은 이날 유고슬라비아의 일간지 폴리티카와 가진 회견을 통해 『바르샤바조약은 이념문제들이나, 개별회원국들의 정 정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등의 문제들을 다뤄서는 안되며 상호군사협력을 일차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초여름이래 지금까지 헝가리를 통해 서방으로 넘어간 동독난민들은 모두 2만4천여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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