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세이브기회서 또 강판 설움…보스턴 역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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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세이브 기회에서 동점을 허용, 포스트시즌 부진 악령을 떨쳐내지 못했다.

김병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1점을 지키기 위해 등판했으나 ⅔이닝 동안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주며 1실점했다.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나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김병현은 올해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세이브 기회를 날려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

첫 타자 라몬 에르난데스를 공 3개로 간단히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한 김병현은 빌리 맥밀런에게 연속 4개의 볼로 출루시켜 위기를 불렀다.

이어 크리스 싱글턴을 몸에 맞는 볼로 진루를 허용한 김병현은 곧바로 마크 엘리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끄는 듯 했다.

하지만 그레이디 리틀 감독은 좌타자 에루비엘 두라조가 타석에 나오자 김병현 대신 좌완 앨런 엠브리를 마운드에 올렸고 엠브리는 두라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3루 대주자 에릭 번즈가 홈을 밟으면서 김병현에게 자책점을 떠안겼다.

엠브리는 계속된 2사 1,3루에서 에릭 차베스를 내야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쳐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오클랜드는 연장 12회말 2사 만루에서 에르난데스가 데렉 로우를 상대로 기습적인 번트 안타를 성공시켜 5-4로 재역전승, 약 5시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플로리다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각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를 물리치고 1차전 패배를 사이좋게 설욕했다.

◆ 오클랜드(1승) 5-4 보스턴(1패)
에르난데스가 허를 찌르는 번트 안타 하나로 팀에 첫승을 안겼다.

0-1로 뒤지던 오클랜드는 3회 1사 1,2루에서 에루비엘 두라조의 우익수 앞 2루타와 계속된 2사 2루에서 터진 미겔 테하다의 중전안타로 3-1로 앞서 나갔다.

5회와 7회 제이슨 배리텍과 토드 워커에게 각각 솔로와 투런홈런을 내줘 3-4로 역전당한 오클랜드는 9회말 2사 1,2루에서 두라조의 극적인 적시타가 터져 4-4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잇단 위기를 호수비로 벗어난 오클랜드는 12회 2사 만루에서 에르난데스의 스퀴즈 번트 성공으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맛봤다.

에이스 마르티네스를 제외하고 선발투수의 무게가 떨어지는 보스턴은 이날 패배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암운을 드리웠다.

2차전은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데 우완 팀 웨이크필드(보스턴.11승7패)와 좌완 배리 지토(오클랜드.14승12패)가 각각 선발로 예고됐다.

◆플로리다(1승1패) 9-5 샌프란시스코(1승1패)
4년차 톱타자 겸 중견수 후안 피에레가 5타수 4안타 3타점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플로리다는 4-5로 뒤진 6회 선발 시드니 폰슨을 구원등판한 조 나단를 상대로 후안 엔카르나시온이 좌월 솔로포를 뽑아올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플로리다는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피에레가 친 타구가 샌프란시스코 우익수 후안 크루즈 주니어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2타점 2루타로 연결돼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은 뒤 7회와 8회 한 점씩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투수가 된 칼 파바노와 채드 팍스 등 중간계투와 마무리 우게스 어비나는 4⅔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3차전은 4일 플로리다의 홈인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 애틀랜타(1승1패) 5-3 시카고 컵스(1승1패)
부상 중인 마커스 자일스 대신 주전 2루수로 나선 마크 드로사가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1회초 2점을 내준 애틀랜타는 공수교대 뒤 1점을 따라붙은 뒤 4회 치퍼 존스 등의 3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6회 2사 1,2루에서 대타 자일스의 좌전안타로 한 점을 보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애틀랜타는 8회초 3-3 동점을 허용했으나 8회말 2사 만루에서 드로사가 좌전 2루타를 날려 5-3으로 달아났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최근 복귀한 애틀랜타의 철벽 마무리 존 스몰츠는 3-2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해 세이브 기회를 놓쳤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쑥스러운 구원승을 챙겼다.

선발 햄턴은 이날 에릭 캐로스부터 5명의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 최다 연속 삼진 타이을 이뤘다.

한편 최희섭(24.컵스)과 봉중근(23.애틀랜타)은 이날도 나란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예비 선수로 경기를 지켜봤다.

3차전은 4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펼쳐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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