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1.6㎞ 메운 '조국수호' 촛불…인파 몰려 휴대폰도 끊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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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누에다리에서 서초역사거리까지 촛불을 든채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누에다리에서 서초역사거리까지 촛불을 든채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는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국 법무주 장관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당초 이번 집회에 10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150만에서 200만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추산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 공식 추산 인원 발표 없어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적폐청산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해 상경했고 늦은 시간까지 합류 행렬이 이어졌다.

반포대로 서초역∼서초경찰서 인근 누에다리, 서초대로 서초역∼교대역 구간 등 총 1.6㎞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 구호를 외쳤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을 향해 '그러라고 위임해준 공권력이 아닐텐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을 향해 '그러라고 위임해준 공권력이 아닐텐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참가자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나 LED 촛불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집회 막바지에 주최 측이 대검찰청 벽에 빔 프로젝터로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정치검찰 OUT’ 등의 문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조 장관 등의 얼굴을 띄우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큰 소리로 환호했다.

이날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때 서초역 인근의 휴대폰 데이터 통신이 끊겨 동영상이 원활하게 재생되지 않거나 메시지가 늦게 도착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농단 집회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파가 모인 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 관계자는 “10만 명 정도로 예상했던 참가 인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인원이 몰려 다소 놀랐다”며 “때문에 당초 대법원 정문까지 행진하기로 한 계획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역과 중앙지검 일대에서 도로를 경계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왼쪽)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역과 중앙지검 일대에서 도로를 경계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왼쪽)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시간대에 서울중앙지검 바로 건너편에서는 보수 단체 소속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오후 5시부터 모여든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 1000여명은 피켓을 들고 서울중앙지검 쪽을 향해 “조국을 구속하라”, “문 대통령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집회 현장 인근에 61개 중대 32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서울중앙지검과 대법원 정문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양 시위대 간 충돌을 막았다.

한편 이날 적폐청산연대집회 참여 인원은 서초경찰서를 넘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앞까지 들어찼다. 무대 반대쪽으로는 서초역과 법원 삼거리, 교대역까지 인파가 몰렸다. 서초역에서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도 일부 인파가 몰려 사실상 적폐청산연대 인파는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대검찰청과 대법원을 둘러쌌다. 서초구청은 “예술의 전당 앞까지 인파는 대부분 서리풀 페스티벌 참여자”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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