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신인왕 ? 아직 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우리에겐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2등'이 있다. 프로야구 원년 4할대 타율의 백인천(당시 MBC)에 가려졌던 2위 윤동균(당시 OB)은 0.342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1983년 이상윤(당시 해태 투수)은 20승을 올렸지만 30승을 거둔 장명부(당시 삼미)의 활약에 묻혔다. '빛나는 2위'였다.

올해 프로야구 신인 장원삼(23.현대.사진). 그는 어쩌면 류현진(한화)이라는 괴물 신인의 활약에 가려 있는 아름다운 2등인지도 모른다. 류현진은 다승(12승), 평균자책점(방어율.2.17), 탈삼진(127개) 등 투수 주요 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류현진의 활약이 너무 두드러져 장원삼은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도 스포트라이트가 적다. 다승(8승.공동 5위), 평균자책점(2.97.5위), 탈삼진(83개.공동 4위) 등 주요 부문에서 모두 5위 안에 들고도 '신인왕 후보'라는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18세의 패기와 190cm, 90㎏에 육박하는 거구를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이는 '인파이터'라면 장원삼은 180cm, 73㎏의 다소 가냘픈 몸으로 타자를 요리하는 '아웃복서'다. 류현진이 대포라면 장원삼은 '사시미칼'이다. 날카롭게 타자의 허점을 파고들고, "아차"하는 순간에 상대의 약점을 베어버린다.

장원삼은 19일 수원 한화전에서 7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팀이 6-0으로 이겨 시즌 8승째. 상대가 2위 경쟁을 벌이는 한화였기에 승리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그리고 한화 더그아웃에 류현진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그 승리는 더 짜릿했다.

잠실에서는 LG가 SK에 3-2로 이겼다. 제주(삼성-두산).광주(롯데-KIA)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성백유,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