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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상대책에도…곡창지대 직격탄, 식량난 악화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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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태풍 ‘링링’의 직격탄을 맞았다. 링링은 지난 7일 오후 북한 남포 해안에서 육지로 상륙, 평양 등 북한 내륙을 관통하며 러시아로 빠져나갔다.

북한 남포 해안 상륙해 내륙 관통 #5명 숨지고 460여 세대 침수

북한 매체들은 8일 “해주와 개성, 사리원, 함흥 등 도심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가정집과 공공건물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국가비상재해위원회에 현재까지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460여 세대의 살림집(가정집)과 15동의 공공건물이 완전 및 부분적으로 파괴되거나 침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만 6200여정보(약458㎦)의 농경지에서 작물이 넘어지거나 침수 및 매몰됐다”며 복구에 총력전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해 당국자들을 현지에 파견해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오전부터 재난 방송을 했다.

정부 당국자는 “통상 태풍의 눈 오른쪽 지역의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며 “링링이 북한에 직접 상륙한 만큼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피해 지역으로 꼽은 지역도 태풍 경로의 오른편에 위치한 황해도와 평남, 강원, 함경도 등이다. 북한의 곡창지대다. 조선중앙TV 등은 이 지역의 도로가 물에 잠긴 화면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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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 모내기를 다시 하는 등 올해 내내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추수를 앞두고 태풍 피해까지 보게 됐다. 영국의 BBC 방송도 이번 태풍이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지역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한 뒤 올해 북한의 식량이 130만t 이상 부족할 것이라고 지난 5월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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