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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소상공인 정당 창당···여당 대신 평화당 손잡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소상공인연합회 공동연대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조배숙 원내대표, 정동영 대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권순종 부회장. [뉴스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소상공인연합회 공동연대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조배숙 원내대표, 정동영 대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권순종 부회장. [뉴스1]

소상공인연합회는 6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정당 ‘소상공인 국민행동’(가칭)을 창당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치 활동을 통해 소상공인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연합회는 지난 7월 열린 임시총회에서 소상공인의 모든 정치 관여를 금지한 정관 5조를 삭제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바 있다.

연합회는 정치 활동의 첫걸음으로 민주평화당과 정책 연대를 하기로 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소상공인들의 정치 참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소상공인 국민행동과 굳건히 연대하겠다”며 “소상공인 국민행동의 창당 작업에 당의 역량을 집중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합회와 손을 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대안정치연대의) 탈당 사태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는 평화당 창당 이래 잘 기억하시겠지만 어떤 정당도 창당의 기치에 평등을 박아넣은 정당은 없다”며 “자영업자는 정치적 대리인이 없기 때문에 누구도 그들의 하소연을 대리하지 못했는데 평화당이 적극적인 대변자로 함께 연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소상공인연합회·민주평화당 공동연대 선언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소상공인연합회·민주평화당 공동연대 선언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연합회는 총선을 앞두고 항상 정치권의 구애를 받았지만, 이번에 특히 ‘정치적 값어치’가 높아졌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연합회와 손을 잡는 정당이 600만 소상공인의 표 중 많은 수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들어 연합회를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살리기 범국민운동추진본부 출범대회’에 참석해 “올해 안에 소상공인ㆍ자영업 기본법을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7월 서울 동작구 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예전보다 올해 정치인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소상공인 정책반영을 위한 정치활동 보장 촉구 정관 개정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소상공인연합회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소상공인 정책반영을 위한 정치활동 보장 촉구 정관 개정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거대 정당이 손을 내밀었는데도 연합회가 평화당과 손을 잡은 것은 연합회의 요구를 정 대표가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저임금의 기업규모별 차등적용,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부가세 인하, ‘백년 가게 특별법’(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거대 정당과 정부가 수용하기 난처해 했던 최저임금의 기업규모별 차등적용을 정 대표가 받아들였다.

또 정 대표와 최 회장 사이의 친분도 연대가 성립한 배경이다. 최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정 대표와 교류를 해와 어느 정당 대표보다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정당 결성을 권유한 것도 정 대표라고 한다.

정 대표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연합회가 추진 중인 신당과의 합당도 검토하는지를 묻는 말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심히 협력하겠다”며 “이번 연대는 앞으로 선거제도 개혁과 맞물려 내년 총선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 대표는 오는 9일 서울 을지로에서 열리는 소상공인연합회 정치세력화 결의 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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