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월드컵 유치 남아공·모로코 등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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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6일 '아프리카에서 월드컵을'이라는 상징적 문구를 내걸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최종 투표에서 12-11, 단 한표 차로 독일에 2006년 월드컵을 내줬다. 그러나 남아공의 선전은 '대륙별 순환개최'라는 큰 원칙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 2010년 대회가 한번도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한 아프리카의 몫이 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리비아.튀니지.이집트.모로코 등 아프리카 대륙의 다섯나라가 1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집행부가 위치한 취리히에 모여 첫 공식 설명회를 가졌다. 2004년 5월에 있을 최종 결정까지 약 7개월에 걸친 유치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5월 개최 신청서를 제출했던 나이지리아는 취리히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경제적 부담 등을 우려해 유치의사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무사 모하메드 나이지리아 체육장관은 "현재로서는 남아공을 지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며 "일부 경기를 나이지리아에 유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소망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다. FIFA가 리비아와 튀니지의 공동 개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FIFA 집행부는 한.일 월드컵 이후 대회 운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당분간 공동 개최를 불허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2006년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마지막까지 선전한 남아공과 1차투표에서 떨어진 모로코 등이 유리한 상황이다. FIFA는 이달부터 남아공을 시작으로 유치 희망국에 실사단을 파견한다. 실사단은 축구계와 언론계.외교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되며 얀 피터스 유럽축구연맹(UEFA) 집행위원이 단장을 맡는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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