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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세척 믿었는데···" 의류건조기 소비자불만 38배 폭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건조기, 7월 소비자 상담 3848% ↑

LG전자의 트롬 의류건조기. [사진 LG전자]

LG전자의 트롬 의류건조기. [사진 LG전자]

의류 건조기 관련 소비자 상담이 38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6일 소비자상담센터가 지난달 접수한 소비자 상담을 분석해 보니 지난달 7만1626건의 소비자 상담에서 전기 의류건조기 관련 상담건수는 3356건으로 6월보다 3848.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보다도 2896.4% 늘어났다.

소비자원 "분쟁조정 검토 중"

의류 건조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한 건 일부 건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특정 제품의 품질 문제를 제기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의류건조기 콘덴서에 먼지가 낀 모습. [네이버밴드 캡쳐]

LG전자 의류건조기 콘덴서에 먼지가 낀 모습. [네이버밴드 캡쳐]

문제가 된 제품은 콘덴서(열교환기) 자동세척 시스템이 탑재된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다. 이 제품을 산 일부 소비자는 콘덴서에 먼지가 축적되면서 건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악취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과거 “콘덴서에 먼지가 일부 있더라도 의류건조기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자동세척기능을 장착했다는 광고를 믿고 제품을 샀지만 먼지가 제거되지 않아서 악취가 발생한다”고 맞서고 있다.

소비자 불만이 확산하자 LG전자는 지난달 9일 “자동세척 콘덴서를 10년간 무상으로 보증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옷감의 습기를 빨아들인 고온다습한 공기가 차가운 콘덴서를 통과하면, 습기가 물로 바뀌면서 먼지와 함께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먼지가 콘덴서에 남지만 이는 콘덴서 세척 방식이나 제조사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원 “분쟁조정 개시 여부 검토 중”

소비자 상담 급증하는 전기의류건조기. 그래픽=김경진 기자.

소비자 상담 급증하는 전기의류건조기. 그래픽=김경진 기자.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소비자보호원은 7월19일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한 민원 건에 한해서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소비자가 사용하는 건조기를 조사하면서, 분쟁조정절차를 개시할지 개시하지 않을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전체 소비자 피해 사례(7만1626건)는 6월보다 29.6% 증가했다. 전기 의류건조기 관련 상담이 가장 많았고, 의류·섬유(2460), 이동전화서비스(2084건) 순이었다.

상담 이유를 기준으로 보면, 품질·애프터서비스(2만1491건·30.0%) 관련 상담이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위약금(1만4682건·20.5%), 계약불이행(9182건·12.8%) 관련 민원도 다수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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