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뺀 5자회담 준비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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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을 제외한 한국.미국.일본.러시아.중국이 참여하는 '5자회담' 준비에 착수했다. 한국과 중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자 5자회담 개최 실무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한.미가 주도하는 5자회담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박의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외교부는 14일 이규형 외교부 제2차관이 15~16일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중국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한.중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면서 5자회담 개최를 협의키로 했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 방문 때 "북한을 논의에서 제외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5자회담에 반대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비공식 6자회담 참가 제의를 거절하자 입장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5자회담 준비 등을 위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천 본부장은 16~18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 미 행정부 관리들과 만난다. 또 20~21일 일본에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 등과 면담한다.

천 본부장은 5자회담 당사국이 회담 개최에 전격 합의할 경우에 대비해 미.일과 의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5자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방북 중인 우다웨이 부부장에게 비공식 6자회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중국도 5자회담을 거부할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러시아도 5자회담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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