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의원 관련 백여 개 항 조사|김대중 총재 검찰출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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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는 22일 오전 10시 불고지 혐의로 입건된 평민당 김대중 총재를 서초동 검찰청사로 소환, 4월 중순 김 총재가 서 의원으로부터 방북사실을 직접 보고 받고도 신고하지 않았는지의 여부 등 1백여 가지 문항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였으나 김 총재는 관련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총재가 혐의사실을 부인할 경우 서경원 의원과 대질신문 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김원기 원내 총무도 같은 혐의로 이날 오후 2시 소환 조사했다.
김 총재에 대한 조사는 서 의원사건 주임검사인 공안1부 이상형·권재진 검사가, 김 총무는 특수2부 정상명 검사가 맡았다.
검찰은 김 총재에 대한 조사 도중 서 의원과의 대질신문에 대비, 서 의원을 이날 아침 구치소에서 불러내 김 총재 조사실은 1142호 맞은편 방인 1102호 실에 대기시켜놓았다.
검찰은 김 총재에 대한 조사에서『지난 4월초 문익환 목사가 북한에 있을 때 서 의원이 급히 김 총재를 자택으로 찾아갔다』는 서 의원 비서관 방양균 씨(34)등 관련자들의 진술과 서 의원이 허담으로부터 받아온 5만 달러의 환전과정을 추적한 자료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김 총재는 그러나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9시57분쯤 그랜저 승용차 편으로 청사에 도착, 미리 대기하고있던 한광옥 비서실장 등 의원 10여명과 함께 곧바로 907호 이상형 검사실로 향했다.
김 총재는 이 검사와 인사를 나눈 뒤 약 5분 동안 소파에 앉아있다 이 검사가『조사실로 옮기자』고 하자『좋을 대로』라며 조사실로 지정된 1142호 실로 올라갔다.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22일 오전 검찰의 소환에 응하기에 앞서『안기부 조사 때도 모든 것이 조작으로 밝혀졌는데 또 다시 검찰이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수사한다』는 검찰을 비난했다.
김 총재는 이날 검찰로 출두하기에 앞서 의원들에게 한 인사말에서 이 같이 주장하고『안기부와 검찰이 평민당을 탄압하고 있지만 진실은 하나뿐』이라며『만약 검찰이 기소를 한다면 법정에서 당당히 싸워 진실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구속중인 이길재 대외협력위원장이 지난 6월21일 이전에는 서 의원 방북사실을 당에 보고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혔고 뒷받침하면서 10원 한 장 나에게 준 사실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변호인단의 서 의원 접견사실을 지적하고『서 의원이 비서관을 면회조차 시키지 않은 채 협박하여 혐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평민당의 박상천·조승형·두 변호사는 21일 김경회 서울지검장과 접촉, 김 총재에 대한 조사를 가급적 오후 6시까지 끝내기로 했다.
한편 이상수 대변인은 검찰에서 21일 서 의원의 비서관인 방양균 씨 등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한데 대해『변호인의 접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증거보전을 신청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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