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수학] 회전·반사 등 원리로 만든 모자이크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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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네덜란드의 미술가 에셔(Escher)는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그림들을 많이 그렸다. 그는 기하학적으로 특이한 모양, 공간 착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라는 것을 미술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는 데 공헌했다.

테셀레이션이란 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평면이나 공간을 완전하게 덮는 것을 말한다. 테셀레이션의 예로는 바닥과 벽에 깔린 타일, 모자이크를 들 수 있다. 순 우리말로는 '쪽매맞춤'이라고 한다.

테셀레이션은 모양을 일정한 거리만큼 움직이는'평행이동', 거울에 반사된 것처럼 모양을 뒤집는'반사', 한 점을 중심으로 모양을 돌리는 '회전', 평행이동과 반사를 결합한 '미끄러짐 반사'의 네 가지 변형을 통해 만들 수 있다.

테셀레이션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이다.

명품 회사들이 새로운 스카프를 만들 때 디자이너들을 출장 보내는 곳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이라고 한다. 다양한 모자이크 문양들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셔 역시 알함브라 궁전에 매료되었으며, 풍부한 예술적 감성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에셔의 그림 중 '도마뱀'은 차원과 테셀레이션이 결합돼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도마뱀은 2차원 평면에서 나와 3차원 입체로 옮겨갔다가 다시 2차원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또 그 바닥은 동일한 모양으로 평면을 덮은 테셀레이션으로 되어 있고, 그림에는 정다면체의 하나인 정12면체가 놓여 있다.

박경미 홍익대 교수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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