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가름…여도 야도 놀랐다|「영등포 을」개표장·각 후보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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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세는 초장에 결판났다.
부재자 표를 포함한 신길 6동 제3투표소와 1투표소의 투표함이 열리자 야당 측은 아연실색.
지난 총선 때 이 두 지역에서 선두를 달렸던 평민당 측 참관인들은 어두운 얼굴로 집계상황을 중앙당에 보고하고 패배를 예감하는 표정.
이날 개표는 투표함의 도착 순서대로 진행됐는데 팽팽한 접전을 예상했던 참관인들은 너무 싱겁게 승패의 구분이 뚜렷해지자 어이없어 하며 의욕을 상실.
처음 집계된 신길 6동 1투표소의 경우 나웅배(민정) 1천2백58표, 이용희 (평민) 8백85표, 이원범 (민주) 5백57표, 박상웅 (공화) 84표, 고영구 (무) 2백34표, 김형주 (무) 12표 등으로, 다른 투표소도 계속 이런 비율로 나오자 민정당 참관인들은 싱글벙글. 이 득표추세는 거의 끝까지 그대로 계속됐다.
허경만 의원 등 평민당 참관인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집계과정을 지켜봤으나 차이가 너무 커 침묵을 지켰는데 유준상 의원 (평민)은『우리는 총선 때보다 늘었는데 민주당이 너무 죽 쒔다』고 패인을 민주당에 전가.
개표소 2층에 마련된 관람석도 표 차가 너무 크자 다른 선거 때와 같은 환호나 야유도 없이 조용했고 교문밖에 있던 평민당 청년당원 40여명이 한때 소란을 피웠으나 즉시 귀가.
김동주 의원 등 민주당 참관인들은 첫 집계가 끝나자마자『해보나마나』라며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뒤로 물러섰고 한 공화당 참관인도『보수, 보수하다 이 꼴이 뭐냐』며 당의 지도노선에 불만을 토로.
고영구 후보측의 장기욱 대변인은『3김 중 1김은 잡은 것 같은데…』등의 농담을 해가면서 부지런히 개표결과를 보도진들에게 알려주는 등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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