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장관 "미국이 협상 테이블 엎어버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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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시민(사진(左))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약품 분과 협상과 관련, "우리나라 제도에 대해 남(미국)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13일 미국 협상단을 비판했다. 전북 임실에서 임실노인회 관계자 등 10여 명과의 간담회에서다. 유 장관은 "약값을 줄여 국민을 위해 좋은 데 쓰려고 하는데 제대로 협상해 보기도 전에 미국 쪽이 협상테이블을 엎어버렸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국민이 적정한 값에 약을 복용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며 "우리나라 제도를 놓고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9월부터 효능을 인정받은 신약이라고 해도 가격 대비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만 건보 적용 대상으로 등재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미국 측은 이 제도가 외국 제약사의 고가 신약을 차별 대우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상수(사진(右)) 노동부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 한.미 FTA 초안을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협정 내용을 일정 부분 공개해 국민적 검증을 받고 그걸 토대로 협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일부 협상과정도 국민한테 공개하고 더 많은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외의존율이 70%가 넘어서는 현실을 감안하면 개방은 필연적인 것"이라며 "여러 단체가 너무 원론적인 수준에서 반대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반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찬.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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