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새 수상 바웬사 확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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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르샤바 로이터·AP=연합】폴란드 하원의석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자유노조와 통일농민당 및 민주당 소속의원들은 16일 자유노조지도자 바웬사를 새로 구성될 비 공산연정을 이끌어갈 수상으로 추대하기로 전원 결의함으로써 동유럽 최초로 비 공산당인사를 수반으로 하는 민주연정이 구성될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
자유노조 및 2개 군소 정당 소속의원들은 이날 의사당에서 열린 3파 합동의원총회에서 노조 측이 제출한 바웬사 추대결의안을 심의한 후 표결을 통해 압도적 지지로 이를 승인했다.
고향 그다니스크로부터 급거 바르샤바에 도착한 바웬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표결에는 3파 소속 2백64명의원 대부분이 참여했으며 반대는 10표 미만에 그쳤다.
표결이 끝난 후 발표된 결의문은『의원들은 민주·통일농민당 및 자유노조 3개 세력이 레흐 바웬사의 영도 하에 국가적 책임을 지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자유노조는 1백 석의 상원에서 99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4백60석의 하원에서도 35%로 통일농민 및 민주당의 22%와 합칠 경우 과반수가 넘는 것은 물론 공산당의 38%를 충분히 압도하기 때문에 이날 통과된 추대결의는 3파간의 내분이 없는 한 의회차원에서 번복되기는 불가능하다.
라코프스키 공산당 제1서기는 추대결의가 통과되기 전 발표한 성명에서『공산당이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시인하면서『그러나 아직 굴복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 비 공산연정구성에 대한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소식통들은 공산당주도의 연정구성에 실패한 후 사임의사를 표명한 키슈차크수상이 아직까지 공식사임하지 않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의 불투명한 거취도 폴란드 정국향배와 관련,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공산당이 열세에 몰리고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당 지도부에서『비 공산연정이 구성될 경우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등의 강한 반발이 여전히 나오고있는 점과 관련, 바웬사를 수상으로 추대한 의회결의가 폴란드 정국에 새로운 파국을 가져올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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