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중화기갖고와 한때 긴장|북한관리 "임양은 여신"소개|임양 유엔 총장에 서한 보내|임양부모 "철없는 짓…관대한 처벌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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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광복절인 15일 밀입북 47일만에 판문점을 넘어온 임양은 다소 피곤하고 불안해하는 기색이었으나 정밀건강진단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러졌다.
임양은 판문점을 넘기직전 케야르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이상황에 관심을 가져줄것과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것』을 요구했다고 동경에서 수신된 북한관영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소련제 무개리무진승용차를 타고 판문점에 도착한 임양은 분계선을 넘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꽃묶음을 버리고 문규현신부와 손을잡은채 한국측 경비병을 향해 똑바로 걸어왔다.
◇검사 결과=헬기편으로 서울에 도착한 임양은 오후3시35분 서울대병원 12층특실에 입원, 고창순제1진료부원장등 의료진으로부터 심전도검사등 1차 건강진단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한용철병원장(58) 은 16일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15, 16일 이틀동안 임양에 대해 소변·혈액·X레이및 초음파검사등을 실시했으나 현재까지 임양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병원장은 『임양이 그동안 앓아온 관절염을 북한에서 치료받은데다 단식으로 인해 체중이 3kg줄었으나 도착후 원상 회복돼 현재 체중·혈압·맥박등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하고 『시일을 요하는 검사는 2∼3일내로 대부분의 결과가 나올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은 병동건물입구·12층복도등을 경찰5백여명이 봉쇄, 외부인출입이 통제됐다.
임양의 어머니 김정은씨(53)는 임양이 병원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3시50분쯤 임양면회를 위해 병원에 도착했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판문점통과=흰색 저고리·검정치마 차림의 임양은 이날 오후1시30분쫌 문신부및 북한측 요원 1백50여명과 함께 승용차 7대·버스4대에 나눠타고 판문각에 도착, 환송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측은 이날 판문점공동경비구역안에 정원보다 2O여명이 많은 겅비병을 배치하고 수류탄발사기등 중화기를 반입하는 바람에 한때 긴강감이 돌기도했다.
◇평양미사=임양과 문신부는 판문점을 넘어오기 직전 주일인 지난13일 평양의 장충성당 미사에 참석,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로 돌아갈것을 재다짐했다고 미시카고트리뷴지가 보도했다.
임양은 이날 미사에 흰저고리와 검은 치마를 입고 북한정부가 내준 착색유리의 벤츠승용차를 타고 성당에 도착했는데 한 북한관리는 임양을 「여신」이라고 소개했다는것.
이날 미사는 문신부가 집진했는데 문신부는 임양을 「조국의 미래의 횃불」이라고 극찬.
이날 미사에서는 많은 정치적 메시지가 낭독됐는데 미사가 끝나자 벤츠가 다시 나타나 임양과 문신부를 고려호텔로 데려갔다.
◇임양집=서울평창동 임양집에서는 임양의 아버지임판호씨(54), 어머니 김정은씨(53), 언니 윤경양(24)등이 TV를 통해 임양의 귀환사실을 확인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김씨는 『오늘 새벽 수경이가 돌아오는 꿈을 꾸다 잠에서 깼다』며 『실정법 위반부분은 처벌을 받아야하겠지만 공안당국은 어린 여학생의 철없는 짓이라 생각하고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며 딸의 입북이후 매일 새벽기도를 드렸던 세검정성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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