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페트병으로 쇼핑하는 '쓰레기 마트' 국내 첫 등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쓰레기마트에서 모델들이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쓰레기마트에서는 빈 캔과 페트병을 인공지능 수거기에 넣으면 포인트를 지급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코카콜라 빈 캔으로 재활용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쓰레기마트에서 모델들이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쓰레기마트에서는 빈 캔과 페트병을 인공지능 수거기에 넣으면 포인트를 지급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코카콜라 빈 캔으로 재활용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합뉴스]

버려지는 음료수 캔이나 페트병으로 포인트를 쌓고, 그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하는 '쓰레기 마트'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수퍼빈, 코카콜라 등은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수퍼빈 쓰레기 마트'를 열었다.
수퍼빈은 자원 회수 기계를 설치·운영하는 벤처기업이다.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쓰레기마트에서 모델들이 코카콜라 재활용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쓰레기마트에서 모델들이 코카콜라 재활용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곳 '쓰레기 마트'에서는 시민들이 캔이나 페트병을 가져와 회수 로봇(네프론)에 넣으면, 로봇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캔·페트병 종류를 인식하게 된다.

동시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캔·페트병 개수에 따라 각자 휴대폰 번호로 된 계정에 현금 포인트가 적립된다.
캔에는 15포인트(15원), 페트병은 10포인트(10원)가 적립된다.
수거 로봇인 네프론에 수거된 캔과 페트병은 별도로 운반해 재활용하게 된다.

약 80㎡의 매장에는 티셔츠 등 의류, 낡은 소방복을 재활용한 가방류, 참기름·참깨 등이 진열돼 있다.
또, 코카콜라에서는 캔이나 병뚜껑을 활용해 시계나 자동차 모형을 만드는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되는데, 쓰레기 마트 내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다.
계산대에서 휴대폰 번호만 알려주면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영업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다.

정서영 세계자연기금 활동가는 "엄청나게 배출되는 페트병과 캔은 제대로만 활용하면 돈이 될 수 있는 도시의 자원"이라며 "쓰레기 마트에서 한 번만 페트병을 현금처럼 사용한다면 버려지는 쓰레기를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 측은 쓰레기 마트를 9월 5일까지 3개월가량 시범 운영한 뒤 성과에 따라 운영을 확대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