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엄격하면 인수기업 없다"|현대의 독무대 될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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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설>
업계의 관심은 과연 어느 그룹이 한중을 인수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이제까지 직접 간접으로 한중인수의사를 밝힌 기업은 현대를 비롯해 삼성·쌍룡·한국화약·럭키금성·선경·동부등 이른바 10대그룹이 거의 망라되고 있다.
특혜시비로 한중의 인수조건이 엄격하게 결정되자 인수대상 그룹은 훨씬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정거래법상 출자제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인수자격을 갖춘 그룹은 하나도 없다.
결국 내정가 4천2백1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쳐 한중을 인수하려면 계열사 매각·소유부동산 처분·유상증자 등의 자구노력으로 내정가격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는 길밖에 없다.
이중 유상증자가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정부는 이를 부분적으로 인정키로 방침을 굳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비율이 당초 51%에서 1백%로 올라 자금부담 규모가 2배로 늘었고 인수대금 상환기간을 3년으로 못박는 상태에서는 한중을 인수하고 싶어도 인수할 능력이 있는 회사가 별로 없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현대와 더불어 강력한 인수경쟁 그룹으로 알려진 삼성·쌍룡은 계열기업을 매각하는 등 무리한 방법으로는 한중인수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인수경쟁은 대기업 경제력 집중을 막겠다는 당초 정부 의도와는 달리 한중에 남다른 집착을 보이고 있는 현대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그룹이 경쟁에 뛰어든다해도 경제적 관점보다는 현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제동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한종범·장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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