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조종사 실수가 ″으뜸″|짙은안개·돌풍등 기상 이변외엔 사고방지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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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비행기는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교통수단이지만 대형사고가 일어날 때면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 항공기사고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이유는 대량사상 때문.
작년 7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상에서 있었던 이란여객기 피격사건과 같이 「탑승자 전원사망」은 항공사고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항공교통은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 작년 항공사고에 의한 사망자수는 7백9명으로, 비행기 25∼30만대당 한명이 사망한 셈. 이를 같은 기간의 자동차 사고에 의한 사망율과 비교해보면 30배정도 안전한 것이다.
항공기사고를 원인별로 분류해보면 대부분 방지될수 있는 것이다.
국제항공안전 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70∼80년대 발생한 항공기사고는 원인별로 크게 5가지로 나눌수 있다.
첫째, 조종사·관제탑·승무원등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77년3월 스페인 카나리아군도에서 네덜란드KLM항공기와 미팬암사의 보잉747기가 충돌해 5백82명이 사망하는 사상최대의 항공기사고가 그대표적인 예.
이 사고는 조종사의 부주의와 관제탑의 잘못된 유도가 원인이 됐다.
둘째, 짙은안개·돌풍·번개등 기상변화에 의한 것으로 85년8월 미텍사스주 댈라스에서 델타항공 트라이스타기가 돌풍으로 중심을 잃고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추락, 1백33명이 사망한 사고가 그것이다.
셋째, 군사적 행동이나 테러에 의한 것으로 83년9월에 있었던 KAL기 사건이나 88년12월 스코틀랜드 부근에서 팬암 747기가 공중 폭발된 사건이 잊혀지지 않는 예다.
넷째, 정비 소홀에 의한 것으로 승무원 5백24명을 태운 일본항공 보잉747기가 85년8월 기체꼬리부분의 잠금장치가 정비 소홀로 파열되면서 오스다카산 중턱에 추락. 4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 유형.
마지막 유형은 기체 구조적 결함으로 89년 2월 미호놀룰루 공항에서 있었던 보잉747기 동체파열 사건이 그 예다.
한편 전체사고에서 각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이 67 %, 기상변화 12 %, 군사적 행동 11%, 정비소홀 7 %, 구조적 결함 3%로 나타나 기상변화등을 제외하고 관리만 철저했으면 방지될 수 있는 사고가 전체의 80 %이상 된다는 얘기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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