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 계곡-40리 숲 터널…초입부터 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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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짙다못해 검은 원시림. 깎아지를 듯한 수십 척 암벽을 안고 있는 불영 계곡은 등산객들에게 충격적인 신선함을 주어 취하게 만든다. 불영 계곡은 장장 40리 길에 이르는 숲 터널과 함께 국내 최장 계곡 중 하나다.
크고 작은 소와 폭포·탕·기암 괴석은 마치 협연을 벌이듯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고 풍부한 수량과 아슬아슬한 계곡 양쪽의 절벽은 계곡 초입부터 한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계곡 곳곳마다 숱한 전설이 얽혀 있는 비경 속에 의상대·창옥벽·중바위·거북이돌 등은 이 계곡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의상 대사가 창건>
더욱이 계곡 깊숙이 있는 불영사는 속세에 찌든 도시민의 심신을 포근하게 달래준다.
여승들의 참선 도량인 이 절은 신라 때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
이 불영사에 아름다운 전설 한 토막이 전해져 온다.
의상 대사가 이 일대의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을 닮아 천축산이라 이름을 지었는데 이곳에 살던 독룡 9마리를 주문으로 쫓아낸 후 절을 지어 구룡사라고 했다는 것.
그후 절의 서쪽 산마루에 있는 부처님 모양의 바위가 절 앞 연못에 비치자 불영사로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또 이 절에는 수령 6백년 된 은행나무가 시공을 초월해 길손을 반긴다.
불영 계곡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포항에서 자동차로 동해 고속화 도로를 따라 울진까지 2시간 거리이나 짙푸른 동해 바다를 끼고 도는 경관이 뛰어나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울진에서 계곡 입구인 현동 터널까지는 약 54㎞이며 계곡 풍광은 접입가경.

<길가 경치도 볼만>
멀리 보이는 계곡은 살아 움직이는 백사와 같고 계곡에 들어가면 몸이 시려옴을 느끼게 한다.
불영 계곡은 우리 나라 제일의 도로변 경승지로 손꼽힌다.
계곡 위에 국도 36호가 뻗어 있어 2차선 도로를 달리면서 계곡의 미를 즐길 수 있다.
교통은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포항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다시 울진 행 직행버스를 갈아탄다.
고속버스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운행되며 서울에서 5시간 소요.
포항에서 울진까지 10분 간격으로 시외 버스가 다닌다.
또 울진에서 불영사까지는 시내 버스가 수시로 있다.
서울에서는 다소 먼 거리이나 휴가철 드라이브를 겸한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추억에 남을만한 곳이다.
계곡의 입구를 비롯, 곳곳에 캠프를 칠 수 있고 불영사 입구 휴게소에서는 민박도 가능하다.
휴게소는 주차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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