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스포츠기행(상)|전종구 특파원 모스크바 현지르포|다이나모 스타디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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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모스크바의 여름은 모스크바 강 연안의 시내 중심가를 제외하고는 온통 초록빛이다. 구획 구획마다 띠를 두른 듯한 광활한 초원과 숲의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총 8백90평방㎞나 되는 모스크바 시역 중 숲과 초원이 차지하는 면적이 무려 70%에 이르고 있다.
「숲과 초원의 도시」라 할 모스크바에서 적어도 치과병원보다 수가 많다는 스포츠 아레나를 찾는 일은 수월치 않다. 스포츠 아레나는 예외 없이 수풀 우거진 삼림 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축구의 요람이자 대표선수의 산실인 다이나모 스포르트 아레나(다이나모 스타디움)역시 예외는 아니다.
크렘린 광장에서 곧게 뻗은 10차선 대로인 레닌그라드 애버뉴에서 숲속 오솔길을 따라 승용차로 10여분 남짓 굽이굽이 돌아가면 한눈에 거대한 궁전이 빨려 들어온다. 숲속의 궁전으로 불리는 다이나모 스타디움이다.
1936년에 건립, 1956년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루스나키 스타디움)이 새로 건립될 때까지 소련 최고·최대의 매머드 스타디움으로 각광을 받아왔고 현재는 소련굴지의 축구클럽 다이나모 팀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총 수용인원은 5만3천명이며 잔디구장 1면과 함께 육상용 타탄트랙 (4백m×8코스)이 깔려져 있고 대형전광판·야간 조명탑(4개) 등 복합기능을 활용토록 설계되어있다.
특히 출입구가 상하·동서남북에 걸쳐 46개나 돼 관람객의 출입이 동시에 이뤄지며 선수대기실 등 각종 부대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현재 소련축구의 경기방식은 16개 팀이 단일리그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모스크바에만 다이나모 클럽을 비롯, 스파르타크·토르피도·체스카·로코모우티브 등 5개 팀이 있고 나머지 11개 팀은 레닌그라드의 제니트클럽 팀 등 각 지방중심지에 소재하고 있다.
리그운영은 16개 팀이 더블리그로 총2백40게임을 소화하는데 시즌은 3월말부터 11월말까지 10개월 동안이며 매주 두 차례씩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수입금은 전액 홈팀에 돌아가는 것이 특색. 이 수입금은 클럽운영에 쓰고 일부는 각급 학교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홈팀 다이나모-루티베니아 팀간의 2차전이 벌어진 지난10일의 다이나모 스타디움은 게임시작 3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룰 정도여서 소련인들의 축구열기를 피부로 느끼게 했다. 이날 유료입장객 수는 총3만5천명. 입장료는 특석이 2루블(한화 2천원 상당)로 지하철 요금이 5코페이카(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게임에 열중하는 팬들의 응원열기도 굉장했으며 특히 게임시작을 알리는 콜 사인이 은은한 종소리였으며 음악과 함께 양팀 선수를 소개했다.
다이나모클럽 팀은 스파르타크 팀과 쌍벽을 이루는 모스크바 최대의 클럽 팀으로 축구팀을 비롯, 배구·농구·육상·체조 등 스포츠 전 분야에 걸쳐 3만명의 회원을 보유, 인기가 대단하다.
현재 시즌성적은 선두 스파르타크 팀에 이어 2위를 마크중이다.
지난해 서울올림픽에 소련축구대표팀 코치로 내한한바 있는 다이나모 팀의 테도부셰뱃 코치는 『다이나모 팀은 3명의 국가대표를 보유하고 있으나 주니어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면서 『월 평균 급료가 5백∼6백루블로 일반근로자의 2배여서 축구선수가 인기 있는 직업』 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표 축구팀은 이곳 다이나모 스타디움에서 오는 8월7일 소련 리그1위인 스파르타크 팀과 2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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