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은 부자들의 애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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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으로 알려진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은 소득능력이 좋고 신용생활이 건전한 중산층이나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 절대다수가 신용도 최상위권에 속해있으며, 저신용 고객으로 내려갈 수록 이용도가 낮다. 금융권별로는 은행권에 우량고객의 주택담보대출의 편중이 심하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는 불량고객의 신용대출 이용도가 높아 경제위기때 2금융권이 태풍권에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부자들의 애용품? =CB(크레디트뷰로.개인신용평가)인 한신정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우량고객군인 1 ̄4등급 고객들의 주택담보 대출잔액은 203조6800억원으로 전체 317조 9000억원의 64.1%에 달한다. 중간등급인 5 ̄6등급은 73조1400억원으로 23.0%, 저신용계층인 7 ̄10등급은 41조800억원으로 12.9%에 지나지 않았다.

대출고객 수 역시 비슷한 구조에서 형성되고 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등급이 8600만원으로 가장 높은데 비해 가장낮은 등급인 10등급은 5500만원이어서 격차가 3100만원 가량 났다.즉, 최소한 은행문턱에서 홀대를 받지 않는 이들이 비교적 많은 자금을 주택담보대출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억 빌리면 주택담보가 부자 6400만원, 서민 3200만원 =신용등급별 활용도를 살펴봐도 신용도가 높은 부자고객일수록 주택담보대출의존도가 높다. 있는 사람이 재산을 담보를 자금활용을 광범히 하게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등급 소비자의 대출잔액중 주택담보대출비중은 64.2%나 되는데 비해 10등급의 최하등급 소비자의 주택담보대출비중은 32.1%에 불과해 양극화가 심했다. 물론 등급이 낮아질수록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일관되게 줄어든다. 단순계산하면 1억원을 조달할 때 부자들은 6400만원을 주택담보에서, 3600만원은 신용대출로 빌리고 서민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3200만원, 신용대출 6800만원으로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뿐 아니라 업권별 특성도 두드러진다. 은행의 경우 철저히 우량고객/부동산담보 중심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으며, 캐피탈 저축은행 등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주로 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80%가량, 전체 등급고객의 53.3%가 밀집된 은행권의 경우 △1등급 97.3% △2등급 79.9% △3등급 67.1% △4등급 58.5% 등 우량고객 밀집현상을 보였다. 반대로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이자 전체 등급고객의 6.1%가 분포한 저축은행의 경우 △7등급 3.4% △8등급 5.2% △9등급 11.3% △10등급 32.3% 등 불량고객 밀집현상을 보인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80%로 높다.

◇"신용위기 다시오면 신불자 300만명이상 양산" =한신정(16,950원 550 +3.4%)의 연구결과를 해석하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수치를 추정할 수 있다. 한신정은 통계적으로 가능한 최근 데이터인 2005년9월말 기준으로 1 ̄5등급까지는 주택담보대출 부도율을 1% 미만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외 △6등급 1.47% △7등급 3.3% △8등급 6.6% △9등급 10.0% △10등급 18.5% 등으로 분석돼 전체 가중평균 부도율은 3.25%다. 부도율 1%는 100명중 1명꼴로 주택담보대출 상환불능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수치를 적용하면 평상의 시기라도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 2500여만명 가운데 3.25%인 81만2500명의 신용불량자가 상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2002년이후 신용대란때와 비슷한 충격을 고려하면 부도율은 껑충뛴다. 한신정은 그러한 극단상황에 대한 부도율을 △1 ̄3등급 1% 미만 △4등급 1.0% △5등급 2.1% △6등급 4.8% △7등급 10.0% △8등급 17.0% △9등급 28.4% △10등급 67.9% 등으로 잡았다.전체 가중평균치로는 12.16%가 부실화된다는 지적인데 경제활동인구 가운데서 무려 304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주택가격 하락은 높은 신용자보다 중산고객 이하 서민층에서 대거 발생하게 된다.

◇CB등급이란 =한신정, 한신평정보, KCB 등 크레디트뷰로(CB)가 금융고객들의 거래내역을 토대로 0점에서 1000점까지 신용점수를 만든 뒤 각 점수별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최우량인 1등급에서 가장 불량한 10등급까지 나눈 것이다. 근거자료는 신용카드 사용액, 대출액 및 연체건수, 보유부동산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1 ̄2등급은 최우량 등급으로 오랜 신용거래 경력과 우량한 실적있는 사람 △3 ̄4등급은 우량등급으로 꾸준한 우량거래자 △5 ̄6등급은 일반등급으로 단기연체 경험있는 사람 △7 ̄8등급은 주의등급으로 저신용업체 거래 많으며 단기연체도 다수인 사람 △9 ̄10등급은 불량등급으로 현재 연체중이거나 과거 심각한 연체경험이 있는 경우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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