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릴 농사꾼이 없다|농가 10가구 중 9 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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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쌀 농사를 짓는 10가구 중 9가구가 대물려 농사를 지을 후계자를 갖지 못하거나 결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농사를 지을만한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났으며 혹은 농사 대물림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계자를 결정한 농가는 10가구 중 1가구(9·7%) 정도.
또 전체농민 중 12·7%가 영농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며, 5%는 아예 중단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농협중앙회가 최근 전국 쌀농사 가구 중 3백8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농가노동력 구조변화」를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농사의 대물림과 관련 후계자 결정여부를 물어본 결과, 48·7%가 아직 「미결정」, 41·7%가 「없다」고 대답한 반면 「있다」는 경우는 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아직 후계자 결정을 못 내린 농가는 예외로 해도 전체농가의 4할이 농사를 계속하고 싶어도 다음세대에는 이를 이어갈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농가별 농기계보유는 경운기가 절반이상(53·3%), 이양기는 10집에 1집꼴 (10· 8%)로 갖고있으며 나머지 트랙터·콤바인 등을 보유한 농가도 각각 3·1%, 2·9%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운기의 경우 보유율이 70년대 말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농촌일손부족이 심화되면서 기계구입농가가 큰 폭으로 늘고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양기·콤바인 등 값비싼 농기계는 보유농가가 적다. 기계이양의 경우 자경농가는 15·7%에 불과한 반면 52·1%가 남에게 위탁하고 있으며 수확의 경우는 91·4%가 위탁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앞으로 영농규모에 대해서는 「현 수준유지」54·3%, 「확대하겠다」27·3%로 농사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으나 「영농규모축소」나 「중단」도 17·6%를 차지, 적잖은 농민들이 농사에 대해 회의를 갖고있음을 반영했다.
한편 농지상속방법에 대해선 「맏아들상속」(21·7 %)보다 「아들 둘에게 골고루」(40.· 8%) 나눠주겠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으며 「농사짓는 자식에게」(17·6%)로 주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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