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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혼자 운영하나"…또 '손학규 성토장' 된 바른미래 최고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국회에서 열렸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국회에서 열렸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공석이던 주요 당직자를 임명하자 오신환 원내대표 등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서 정책위의장 채이배, 사무총장 임재훈, 수석대변인 최도자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그러자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 바로 옆자리에서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뜻”이라고 성토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현안에 대응하는 자리다. 당 대표의 임명권을 떠나서 원내대표와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안건을 상정해서 날치기로 통과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의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소식을 (오늘 오전) 8시 11분에 이메일로, 내부순환로 위에서 통보받은 것은 유감”이라며 “당의 주요 인사라면 당헌·당규의 정신대로 충분한 협의를 한 뒤 안건을 상정하는 게 옳았다”고 밝혔다.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손 대표를 향해 “협의와 통보는 어떤 차이가 있냐”며 “(인사 임명에 대해 협의 없이 통보만 받았다는 것을) 최고위원 모두 양심선언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또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4ㆍ3 보궐선거 당시 바른미래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4400만원이 적절하지 않은 절차로 집행됐다”고 했고, 권 최고위원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 "손 대표가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접촉해서 바른미래당으로 오라고 했고, 유승민 의원을 몰아내자고 제안했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회의가 끝난 뒤에는 회의장 앞 복도에서는 말싸움도 벌어졌다.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이 최고위원을 향해 “그만하라. 지난 4월 보선에서 술 마시고 지원 유세를 했으면서 (자격이 있냐)”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이 “술을 마시고 유세하지 않았다”며 부인하자, 또 다른 당직자들이 “최고위원직을 걸 수 있냐”며 따졌다.

 지상욱 의원도 손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욕에 사로잡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농단하는 손 대표는 당장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당직자 인선을 두고는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관례와 민주적인 당 운영 절차를 다 파괴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와 방식으로 당을 망치고 있다”고 했다.

오후에는 하태경 최고위원이 21일 긴급 최고위 소집 요구서를 당 사무처에 제출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3명이 서명했다. 하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가 형식적으로는 정상화지만 다수 최고위원이 요구하는 안건을 당 대표가 고의로 무시하고 있다"며 말했다. 이들은 ▲협의 없이 지명된 최고위원 2인(문병호·주승용)과 정책위의장(채이배), 사무총장(임재훈)에 대한 임명철회 건 ▲4월3일 보선 당시 바른정책연구원 의뢰 여론조사 관련 자금유용과 관련된 당내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건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위 설치 건 등을 최고위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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