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카길, 사료 이어 국내 식용유 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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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본금 25억 달러에 연간 매출 3백2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곡물 메이커인 미 카길사가 사료생산에 이어 국내 식용유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국내 대두 가공업계와 제유업계·사료 업계는 물론 간장생산 농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있다.
이미 86년에 1백% 단독 투자회사인 카길코리아를 실림, 배합사료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카길사는 지난 2월 식용유 정제업 부문에 2천1백52만 달러의 증액 투자 허가를 한국 정부에 신청해 놓고 있는데 재무부의 허가 결정이 임박해지자 최근에는「휘트리·맥밀런」사장이 직접 내한하는 등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업계는 카길사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3천억 원 의 기존 실비가 사장되고 3천 여 명의 종업원이 실직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또 국내 대두 및 유지 작물 재배 농가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중소 제유업체의 연쇄도산과 5천명의 실직이 예상된다는 것.
대두 가공업계는 국내 농가와 업계가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한 다음 국내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무부는 식용유 정제업은 1백% 외국인 투자자유화 업종으로 카길사의 요구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식용유 제조를 위해선 대두를 구입·가공하는 양곡 가공업인가가 필수적인데 이는 농림수산부 장관의 인가사항이어서 양부처간 마찰도 예상된다.
만약 재무부가 카길사의 요구대로 식용유 정제업을 인가하고 농림수산부가 양곡 가공업을 인가하지 않게 되면 자칫 새로운 한미통상 마찰로 발전할 소지가 있어 정부로서도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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