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정말 예상 못했다" 박 민정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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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두 성의 표시했다">
○…민정당은 19일의 개각에 대해 『야당과 언론에서 거명됐던 인사들에 대해선 모두 성의 표시를 했다』(최재욱 대표 위원 보좌역)고 평가하면서 이후에 뒤따를 당 개편 여부에 최대 관심.
그러나 이번 개각에 안기부장이 포함됐기는 하지만 소폭에 그쳐 대폭적 교체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 데다 민정당에서 핵심 당직자들의 입각 등이 전혀 없어 당분간 당폭 개편은 없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민정당에서는 이처럼 개각이 전격적으로 단행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분위기.
여권 실세로 핵심 소식통 역할을 해온 김윤환 원내 총무가 외유 중에 있고 이종찬 사무총장도 이날 아침에야 박준규 대표 위원을 통해 명단을 통보 받았고 박 대표 역시 최근까지 전혀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후문.
다만 『당인사 2명 (김태호·김종인) 이 입각 한 만큼 최소한 하루 전에는 대표와는 협의치 않았겠느냐는 관측. 그러나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 나와 『정말 몰랐다』 『의논하지 않았다』며 의외의 표정을 지으면서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팀으로 구성된 것 같다』고 짤막하게 논평.

<강 총리 유임 못 마땅>
○…평민당은 이날 개각에 대해 『정국의 전도를 어둡게 만드는 개각』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
이상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국민을 불안과 좌절로 몰아넣은 강영훈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면서 『강 총리가 유임되고 5공 때 핵심적으로 일해온 강경 인사들을 다시 기용한 것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
유애상 의원은 『문교·법무장관들도 바뀌어야 되는게 아니냐』고 한마디하는 등 개각 범위에 불만스런 분위기.
평민당내 전반적 분위기는 TK 출신과 군 출신이 많다는 점에서 「평민당 탄압용 개각」 이라는 것이 중론.

<인책 폭 작은 대 실망>
○…민주당은 18일의 의총에서 내각 총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데 이어 정부가 부분 개각을 단행하자 자신들의 주장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서둘러 인사 배경을 분석.
김영삼 총재는 19일 아침 여의도 노총 회관에 들러 노총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던 도중 개각 소식을 전해듣고 이인제 대변인에게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재해 대책 본부 방문 일정을 취소시키고 당사로 직행.
당 관계자들은 새로 임명된 각료들에 대한 분석을 하며 특히 안기부장 및 정무장관 등을 염두에 둔 듯 『참신성이 없는 인물』 『그렇게도 인재가 없는가』라는 등 비난을 하기도 했고 경제 정책 실정 부분에 대해경제각료 인책 폭이 너무 적은데 대해 실망을 표시.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변인을 통한 논평에서 『미흡하지만 일단 중요 부처에 대해 정부가 인책을 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 하다』고 전례 없이 긍정적 반응.
박종률 의원은 『5공 청산의 부담 때문에 민정당 공천을 못 받은 서동권씨를 안기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5공 청산을 할 뜻이 없다는 것』이라고 혹평. '

<이제야 바꿔 때 늦은 감>
○…공화당 당직자들은 이번 개각에 대해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국민의 요구에 못 미치는 개각』이라며 부분적 불만을 표시.
19일 당무회의에서 구자춘 부 총재는 『새로 임명된 사람들에 대해 가타부타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무·건설·보사 장관 등은 국회에서 여러 차례 경질을 요구했는데도 질질 끌다 이제야 바꾸니 만시지탄』라고 지적.
김용채 총무는 『지금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위기』라면서 『물가고와 수출 부진 등의 경제 난국 타개를 위해선 경제 팀을 보강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아쉬움을 표시.
19일 오전 전격 개각이 단행된 가운데 열린 민정당 당직자 회의에서 박당규 대표 위원은 상당기간 당 개편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채흥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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