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개방구조 퍼스컴 개발<기술로 이긴다>-갑일 전자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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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87년 국내 최초로 퍼스널 컴퓨터(PC)에 개방구조설계를 실현함으로써 컴퓨터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 갑일전자 (주)부설 연구소(서울 가리봉동 481의11).
심태보 소장(38)은『후발 컴퓨터 전문업체라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컴퓨터의 단점을 보완한 고부가가치의 경쟁력 있는 신기술개발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개방구조 PC는 종래의 컴퓨터와는 달리 기능별 기판을 따로 설계, 이를 조합·교체하는 혁신적인 개념의 퍼스컴이다.
16비트 보급형 PC를 AT 또는 32비트 기종으로 보다 손쉽게, 보다 값싸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것. 이는 또 생명주기가 짧은 컴퓨터 제품의 특성을 살린 개념이라고 심재수 연구실장(33)이 설명했다.
81년 미국의 텔리비디오사 한국사무소로 출발, 지난 4월 갑을 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올 연구비는 9개 과제에 5억4천만원으로 매출액의 1.7%수준.
현재 시스팀·터미널·전원공급장치·모니터 등 6개 연구팀이 있으며 연구원은 모두 39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은 여성공학도.
심실장은『금년 10월께 선보일 디스크가 없는 국내 최초의 네트웍용 X-터미널은 이 연구소의 야심작』이라고 말하고 잇달아 랩탑(휴대용 컴퓨터) 을 비롯, 디스크용 자기헤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LAN(근거리 통신망), VAN (부가가치 통신망), 공장자동화 시스팀 등으로 점차 연구개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
심소장은 연구원마다「정보산업의 바이블」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고 자랑하고 월2회의 기술세미나를 통해 습득기술을 교환, 문제점을 발견하고 연구방향을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지명도가 다른 유명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질 높은 고급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더구나 대기업 쪽의 연구원 스카우트 손길 까기 뻗치고 있어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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