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진칼 주총…석태수 연임안ㆍ정관 변경 표 대결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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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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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진칼 주총…석 대표 연임안 표 대결 예고

 이번엔 한진칼 주주총회다. 앞서 대한항공 주총에선 조양호(70)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됐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한진칼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석태수 대표 연임 안이다. 석 대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연임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져 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 안건도 조 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진칼 주총에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자격 강화’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주인기, 신성환,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내이사 석태수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올라온다.

국민연금 '이사 자격 강화' 정관 변경 제안

첫 번째 승부처는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안’이다. 국민연금은 ‘횡령ㆍ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정관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재 270억원 규모의 횡령ㆍ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이사 자격 박탈 등의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관변경 안건은 특별의결사항으로 분류돼 출석 주주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28.93%라 이 안건은 부결 가능성이 높다.

KCGI, 석 대표 연임 반대…국민연금은 '찬성'

두 번째 승부처는 조 회장의 측근인 석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안이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을 일반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출석 주주 과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한진칼 2대 주주인 일명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반대표를 던지겠지만, 조 회장 측의 지분을 고려하면 이 안건도 통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앞서 한진칼 3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6.7%)은 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 구성(왼쪽)과 변경 후 구성(오른쪽) [그래픽 한진칼]

현재 한진칼 이사회 구성(왼쪽)과 변경 후 구성(오른쪽) [그래픽 한진칼]

국민연금 수탁자전문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한진칼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수탁자전문위는 “석 대표가 대표이사로서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한 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인지 최근 제기됐던 주주제안의 감사 선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인지 명백하지 않다”며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법원 "KCGI, 주주제안 자격 없다"…향후 주총은 안갯속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한진 대표이사를 지내고 2013년에서 2017년까지 한진해운 사장을 맡는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조 회장의 최측근이다.

이 때문에 KCGI는 지난 1월 한진칼에 발송한 주주제안서에서 임기를 마치는 석 대표 자리에 다른 사람을 사내이사로 추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KCGI는 또 주인기국제회계연맹(IFAC) 회장과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다른 사외이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이 KCGI의 한진칼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항고심 판결을 내리면서 안건이 폐기됐다. 다만 KCGI가 지분 보유 기간 6개월을 충족하면 향후 주총에서 한진가에 대한 압박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한진칼 사내이사로 있으며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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