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에 경원 요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경 로이터=연합】중국의 현 지도층은 민주화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과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후속적인 탄압 조치 등으로 인해 일본을 비롯한 서방 세계로부터 자본 및 기술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 대신 소련에 자본과 기술 제공을 요청했다고 동유럽 소식통이 28일 밝혔다.
중국국무원의 부수상인「텐자윈」(전기운) 은 지난 3일과 4일에 학생주도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 취해졌던 유혈 진압 조치 이후 북경주재 외국 공관장과는 처음으로「올레그·트로야노브스키」소련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서방 세계 대신 원조와 차관 및 기술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
북경의 한 동구권 외교관은 이날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전기운은 이 자리에서 서방세계로부터 원조와 차관 및 기술공여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중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그렇게 될 경우, 소련측이 대신 그 갭을 메워줄 수 있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은『「트로야노브스키」대사는 전의 이 같은 이야기를 정중하게 경청했으며 중국정부의 이 같은 요청을 모스크바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동구권 외교관을 비롯한 북경의 유럽 외교관들은 이 같은 중국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자본이나 기술을 중국에 제공할만한 의사는 물론, 능력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