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선거 참패 후 첫 워크숍 "노 대통령 통치스타일이 문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右)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에게 앞 좌석을 권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열린우리당이 30일 국회에서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처음으로 소속 의원 워크숍을 열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 돌아선 민심 되돌리기 방안, 향후 당의 진로 등이 주제였다.

◆ "통치 스타일이 문제"=이호웅 의원은 주제 발표에서 "지방선거 결과는 정부 여당의 이념적 지향이나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라기보다는 (노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반발이고,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유능함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질책"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책임을 지적한 말이다.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가세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세금 폭탄은 멀었다'고 발언해 잘사는 사람을 때려잡으려 한다는 부작용을 빚었다"고 말했다. 이미경 의원은 "우리 당이 지지층 내에서도 통일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보수세력.안정세력이라는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인식돼 있다"고 지적했다. 안영근 의원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놔두고 왜 우리당을 좌파라고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맥아더 동상 철거 사건과 강정구 교수 사건 때 쭈뼛하다가 이미지만 나빠졌는데 지도부가 단호하게 칼을 들이댈 때는 들이대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춘 의원은 "순수하게 민심 속에서 나온 법안 발의조차 한나라당에 비해 절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정계개편처럼 뭔가 꾀를 내 상황을 돌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보다는 진솔하게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우리 당은 말조심을 해야 한다"고 했다.

◆ "기운 차리고 새 출발하자"=전날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남에서 부동산 정책 등 당의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되고, 개각까지 예고된 때문인지 자신감을 갖고 새 출발하자는 목소리도 많았다. 장경수 의원은 "이제 반성은 그만 하고 할 일을 해 나가자"고 했다. 전병헌 의원은 "서민경제의 회복을 목표로 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단합하자"고 말했다. 향후 당 정책노선에 대해 강봉균 의장은 "보다 확고하게 미국과 안보협력체제를 강화해 나가는 등 민심과 함께 가는 정책 기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김근태 당 의장은 "국민은 여당이 한나라당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우리는 충분한 대답을 하지 못해 참패했다"며 "반성할 것은 반성하되 스스로의 힘을 믿고 새 출발하자"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은 토론 도중 많은 의원이 자리를 비우거나 조는 등 맥빠진 분위기도 연출됐다.

김정욱.이가영 기자 <jwki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