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미, 1개월 내 접촉 예상…결렬 배경은 볼턴의 '+α'"

중앙일보

입력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뉴스1]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뉴스1]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망과 관련해 1개월 이내에 북한과 미국이 다시 접촉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미애 TV'에 출연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우리는 수주의 조율을 거쳐 다시 만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걸 보고 1개월 미만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회담을) 앞당기는 건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탁받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었으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 대통령에게) 빨리 연결해달라고 했겠나"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지금은 서로가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빨리 매듭 지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 써야 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다시 만나야 되는데 김 위원장의 시간표로 보면 금년 상반기 중에 끝나야 한다"고 추측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면 북한의 대미 요구를 조금 낮추고, 미국의 대북 요구도 조금 낮추는 식으로 해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러려면 먼저 김 위원장을 설득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번 회담이 결렬된 배경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처음에는 미국에서 플러스 알파가 제기되지 않았고, 따라서 북한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서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마지막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협상에) 들어가 플러스 알파를 엄청나게 키우니까 북한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얘기가 다르지 않느냐'고 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어설프게 '스몰딜'이 됐든 '미디엄딜'이 됐든 지지는커녕 오히려 비난만 받고 정치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이 드니까 '노딜'로 서명하지 않고 가는 것이 차라리 뉴스가 되겠다고 계산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