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옮긴 재응 '6.29 선언' "마지막 승부수 던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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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나이스 가이' 서재응(29)이 또 팀을 옮겼다. 서재응은 28일(한국시간) 포수 디아너 나바로와 함께 LA 다저스에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트레이드됐다. 다저스는 투수 마이크 헨드릭슨과 포수 토비 홀을 그 대가로 받았다.

1월 5일 뉴욕 메츠에서 다저스로 팀을 옮겼던 서재응으로선 6개월도 되기 전에 또 한 번 짐을 싸는 처지가 됐다. 서재응으로서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팀 연봉 6위, 평균관중 3위의 돈 많은 인기구단 다저스에서 팀 연봉과 평균관중 모두 29위인 가난하고 인기 없는 구단으로 트레이드된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또 팀을 두 번이나 옮기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 전통적으로 투수 위주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타자 위주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옮긴 것 등은 위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위팀이지만 새 팀에서 새롭게 도전할 수 있기에 기회이기도 하다.

다저스 선발진에서 밀려나 불펜투수로 뛰었던 서재응은 일단 데블레이스에선 선발 기회를 잡았다. 서재응은 7월 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통보를 받았다. 데블레이스에는 에이스 스콧 카즈미어를 빼면 특출난 선발투수가 없다. 서재응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2선발까지 넘볼 수 있다. 서재응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미국에 처음 건너올 때 달았던 등번호 '98번'을 달고 뛴다.

다음은 서재응과의 일문일답.

-등판 일정이 정해졌나.

"팀에 합류하면 곧바로 불펜에서 대기한다.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구원으로 1~2이닝을 던지고 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통보받았다."

-놀라기도 했고, 착잡하기도 할 텐데.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로 뛰겠다. 사실 LA 다저스에 계속 있으면 구원 투수로 불펜에서 대기해야 할 상황이다. 좀처럼 선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럴 바에는 약체이긴 하지만 탬파베이로 옮겨 선발 투수로 잘 던지면 더 좋은 기회가 앞으로 내게 올 것 아닌가. 제대로 된 서재응의 투구를 보여주겠다."

-배번 98번으로 결정한 이유는.

"처음에는 26번을 달라고 했는데 현재 탬파베이 에이스 카즈미어의 배번이다. 그 다음에는 40번을 원했으나 현재 달고 있는 선수가 거절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98번을 결정했다. 1998년 메츠에 입단할 때 받았던 번호다."

이태일 기자, LA=장윤호 일간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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