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e-메일 올 것만 같아 …"

"23년을 아빠와 함께 한 세월, 하루도 널 잊은 적 없고 널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지금도 전화를 걸면 '아빠'라고 받을 것 같고, 너의 e-메일도 도착해 있을 것 같은데…. 하늘나라로 가 우리 다시 만나자."

태풍 '매미'로 마산시 해운프라자에서 희생된 딸과 예비 사위를 그리는 50대 아버지가 최근 절절한 사연을 담은 인터넷 추모사이트를 개설, 네티즌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포항공대 교수인 서의호(51.산업공학과)씨가 딸 영은(23)씨와 예비 사위 정시현(28)씨의 이름을 넣어 만든 '정시현, 서영은 추모카페'(http:// cafe.daum.net/sihyunyoungeun).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들이 지난 달 일본 여행 때 대나무공원에서 다정하게 찍었던 사진과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정시현, 서영은 두사람의 아름다운 사랑과 두 사람이 걸어왔던 인생을 그리고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란 글귀가 나타난다.

서씨는 딸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8월 결혼, 다시 10월로 또다시 내년 5월로 연기했던 아빠의 부족함이 한없이 원망스럽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사위 시현에게'란 글을 통해 "시현이가 우리 영은이를 구해 함께 물에서 나오려고 애쓰던 그 모습을 보았네. 항상 자네 시현이를 사위로 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었네."라며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