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불량 참기름 성분조사 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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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얼마 전 유명 회사의 참기름을 샀다. 가짜 참기름이 시중에 팔리고 있다기에 일부러 대기업 제품을 산 것이었다. 그런데 다 먹고나니 참기름 병 속에 유리조각이 들어 있었다.

황당해 회사에 연락했더니 직원이 직접 찾아와 확인을 하고 "병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실수인 것 같다"며 "위 내시경 검사를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조그만 유리조각이라면 이미 몸에서 빠져나갔을 것 같아 "내시경 검사는 소용없을 것 같다. 대신 참기름의 성분검사를 해보자"고 제안하자 직원은 선물로 들고 왔던 참기름 세트 중 두병만 주고 그냥 가버렸다.

소비자보호원을 찾아가 직접 성분검사를 의뢰하려 했지만 검사비가 수백만원이 들지도 모른다고 했다. 억울해 다른 방법이 없는지 묻자 "구청 위생과에 신고하라"며 "그러면 회사 측에 약간의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 잘못된 식품을 먹은 소비자에 대한 배상은 전혀 없고 생산업체에는 솜방망이 처벌만 내리다니 이런 후진적인 식품위생법이 어디 있는가.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정부의 배려가 아쉽다.

정경순.서울 서대문구 홍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