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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안국현이라 가능한 것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8강전> ●안국현 8단 ○롄샤오 9단  

7보(97~112)=성격이 밝고 낙천적인 안국현 8단은 인터뷰를 할 때도 재미있는 기사로 유명하다. 보통 프로기사들은 대외적인 자리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국현은 그렇지 않다. 어떤 자리에서도 항상 자신만만한 태도로 거침없이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데도 유쾌한 성격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전혀 얄미워 보이지 않는다. 다른 프로기사들과는 차별화되는 안국현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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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으로 돌아와 롄샤오는 98, 99를 교환하고 100으로 밀어갔다. 대국 당시 안국현은 속으로 '참고도' 백1로 호구치는 진행을 그려보고 있었다. 흑2, 4를 교환한 다음 흑6으로 공격하면 중앙 백 대마의 타개가 승부처가 된다. 쌍방 복잡한 싸움이 예상된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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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롄샤오 9단은 복잡한 싸움을 피해 국면을 단순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104로 중앙 백 대마를 버리고 상변 실리를 챙기기로 한 것이다. 이는 중앙을 버려도 충분히 집으로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가능한 선택이다. 그는 현재 형세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104부터 111까지 수순으로 거대한 사석작전이 완료됐다. 이처럼 프로들은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데 두려움이 없다. 그만큼 바둑판을 넓게 보고 유연하게 사고한다. 그런데 112, 롄샤오의 이 수가 좀 이상하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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