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래기업에 금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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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수출입은행이 러시아와의 금융거래를 재개하고, 조만간 다른 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

신동규(52)신임 수출입은행장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러시아 거래기업에 대한 대규모 수출금융을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辛행장은 특히 지난달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처분한 외환은행 지분(18.5%)외에 남은 지분 14%를 적절한 시기에 추가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에 우선적으로 파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재 15.2%인 기업은행 지분에 대해서도 "계속 보유할 생각은 없다"며 "거래소 상장에 필요한 지분 분산요건을 채우기 위해 5%를 우선 판 뒤 상장이 되면 나머지 지분(10.2%)도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은행의 경영권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만 받으면 주식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기획관리실장(행시 14회)을 거쳐 지난 4일 국책은행장으로 변신한 그는 취임 직후 모스크바를 다녀온 뒤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辛행장은 "러시아가 최근 고유가에 따른 석유수출 증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6백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현재 삼성.LG.현대 등 국내기업들은 올 들어 러시아로부터 모두 29억달러(7건)어치의 수출계약을 하고, 수출입은행에 21억달러의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최근 10여년 만에 러시아 2개 민간은행에 8천만달러의 전대차관을 제공한 데 이어 가즈프롬뱅크와 MDM뱅크에 각각 5천만달러와 3천만달러의 전대차관을 연내 추가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전대차관을 받는 러시아 은행들이 러시아의 수입업체를 대신해 한국의 수출업체에 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대러수출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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