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 신임 상임고문 강 성 진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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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때 증권업계의 대부로 불렸던 전 삼보증권사강 강경진씨 (62) 가 증권가를 떠난지 6년여만에 다시 증권업계에 컴백, 화제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열린 대한증권업협회 이사회는 강씨를 만장일치로 협회상임고문으로 추대했다.
지난 57년부터 증권업계에 투신, 5·16후의 증권파동등 숱한 파란을 겪으면서 삼보증권을 국내 최대의 증권회사로 키우고 증권업협회 부회장등을 지내며 사실상 국내 증권업계를 이끌어온 강씨는 83년 삼보증권이 지금의 대우증권에 흡수·합법되는 비운을 맞으면서 증권업계를 떠났었다.
당시 삼보증권의 돌연한 침몰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 진상이 석연히 밝혀지지 않고 있고 강씨가 김복동씨(현 국제민간경제협의회고문)와 사돈관계라는 점때문에 5공 초기의 정치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그의 이번 증권업계 복귀에 대해서도 외압설등 구구한 억측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때문에 관심을 더 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측근에서는 약 1년전부터 업계의 끈질긴 고문추대 제의를 받아온 강고문이 도리어 그간 자신의 가족관계 때문에 선뜻 응하지 못한채 고심해 왔으며, 이번에도 역시 주위의 만류가 있였으나 「삼보의 몰락」으로 홈이간 증권인으로서의 명예를 되찾는다는 생각으로 고문직을 수락, 「외압」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다.
상임고문 취임후 그는 『회장단을 보좌해 눈에 띄지않게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그를 잘아는 업계인사들은 『강고문의 성격과 집념이 강해 조용히 앉아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기도.
그의 복귀에 대해 증권가 일부에서는 그가 이제 옛인물이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기도 하고 있으나 강고문 자신은 『증권 업계에 대한 관심을 떨칠수가 없어 그간 신문을 들추면 증권란부터 탐독하는등 나름대로 우리증시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며 『국내증시가 물량공급을 통해 덩치만 커졌지 수요개발을 게을리한 것 같다』 는 견해를 피력, 전문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또 『과거 자신이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고수하려다가 「일」이 생긴 것으로 본다』며 최근 업계가 외형신장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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